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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마음공부를 하는 서대(西臺)가 있는 구미 도리사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며 각자에게 삶의 밀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존재다. 태어나서 실타래가 풀려나가는 것처럼 삶의 밀도가 조금은 낮아지는 것이다. 미래가 전개되는 방식은 현재의 뜻에 의한 것과 물리학적으로 움직이는 힘이나 방향을 게산하는 방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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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뉘엿뉘엿 지고 겨울바람에 봄내음이 실려서 불어오는 때마다. 도리사 산사에는 낙엽들이 대부분 치워져 있고 이제 봄이 다올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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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면 있는 종각은 일반적으로 범종,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 등의 사물(四物)을 걸어놓고 의식 때마다 소리를 내어 삼계(三界)의 미물들까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전각도 좋지만 스님들이 공부했다는 서대를 찾아가 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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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에서 목숨을 걸고 신라에 불법을 전수한 아도화상은 왜 구미까지 왔을까. 사람들이 구미의 도리사를 찾아서 오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여행지로서 좋아서 오는 사람도 있지만 바로 자신 앞에 있는 삶에 대한 불확정성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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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마주하며 느끼는 여러 감정은 비단 특정 사람만이 겪는 어려움은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타인과 나 모두의 힘든 시간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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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대대로 구미의 도리사에서 스님들이 복잡한 마음을 좌선을 통하여 마음공부를 하는 서대(西臺)라는 곳이라고 부르고 있다. 구미 도리사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이며 구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도 있어서 탁월한 풍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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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사에 오면 원래 도리사라는 사찰이 있던 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조성이 되어 있지만 다른 길로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수명의 밀도가 있다면 그 밀도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인생의 밀도가 있다면 가능하다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만들어가며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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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것이다. 봄이 오면 매화가 피고 산수유와 도화꽃,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게 된다. 신라 눌지왕 때 고구려에서 온 승려 아도화상이 세운 신라 최초의 절로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보고 좋은 터임을 알고 모례장자의 시주로 절을 짓고 이름하여 도리사(桃李寺)라 하였으니 봄과 어울리는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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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운이라고 하면 성공이라던가 편하게 사는 것을 생각하지만 행복하지 않다던가 만족하지 못하는 삶은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 운이다. 그걸 자의적으로 판단할 따름이다. 날이 좋았으면 멀리까지 보였을 텐데 약간 아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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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또한 나이를 먹는 것이 분명히 정해진 사실이다.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별일이 없는 이상 일어나던가 하게 될 것이다. 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마주하며 느끼는 여러 감정은 진정성으로 풀어갈 수 있다. 마음공부가 어떤 것인지 잠시 생각할 수 있는 도리사의 서대를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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