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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0. 2023

카지노

인생 군상의 끝자락에 놓여 엮인 사람들

필리핀을 여러 번 여행 가보았고 그 분위기도 좋아한다. 처음에는 패키지로 갔다가 나중에는 개인여행을 즐겨갔었다. 필리핀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분위기를 망친 곳이기도 하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국 사람들은 여행을 할 때 돈을 쓰는 것을 가지고 자신의 권위를 보이려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그것은 자신들이 살던 나라보다 못 사는 것에 대한 의미 없는 자신감이라고 할까. 어떤 곳을 여행하더라도 외국인에게서 그런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지만 특이하게 일부 한국관광객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았다. 


경제적으로 윤택하다는 것은 우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냥 더 많은 것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 외에 다른 것은 없다. 필리핀이라는 나라는 한국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거나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기도 하다. 디즈니플러스의 드라마 카지노를 보면 그런 한국인들의 모습을 잘 재현해 냈다. 필리핀에서 오래 산 한국인들이나 가이드를 보면 특유의 껄렁거림이 있다. 마치 자신들이 어떤 지위에 있는 것처럼 필리핀 사람들을 부린다고 해야 할까. 


카지노라는 드라마는 우선 재미가 있다. 최민식이라는 배우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그리면서 주변과 연결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상당히 많은 배우들도 등장하는 것을 보는 재미도 있다. 동생이나 지인도 이 드라마를 보기를 권해서 한 번 보았는데 필리핀 여행 갔을 때의 생각도 나고 추억이 돋아나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필리핀 여행을 가면 한국사람들이 많은 곳은 가지 않는 편이다. 물론 음식도 한국식이 아닌 현지식으로 대부분 해결한다. 


카지노의 근본은 돈에 대한 이야기다. 모두가 돈에 얽혀 있고 돈으로 물려 있는 사람들이다. 극단과 극단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돈의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드라마 속에서 최민식이 연기하는 사람의 삶을 보면 믿음과 신뢰를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지 여실히 보게 된다. 도박과 마약의 공통점은 한 번 시작하면 자제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필리핀에 갔을 때도 드라마 속의 카지노 같은 곳을 몇 번 가봤다. 한 적은 없지만 그냥 그 분위기를 보기 위해 돌아보면서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면 흥미롭다. 


범죄와의 전쟁의 확장판 같은 느낌도 드는 드라마 카지노는 한 사람의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잘 그려냈다. 차무식은 무식하면서도 나름 신뢰 있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그런 사람이 된 것은 어릴 때의 경험과 자라면서 막 나갔던 그의 이력이 특이하게 만들어졌다. '카지노' 시즌 2는 카지노의 전설이었던 '차무식'이 위기를 맞이한 후,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의 집요한 추적에 맞서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시작하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우선 카지노 시즌 1은 보았으니 시간이 되면 시즌2도 감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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