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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3. 2023

오아시스 촬영지

합천 영상 테마파크에서 과거로 돌아가보는 여행 

우리는 왜 자꾸 과거로 회귀를 하려고 할까. 그 이유는 미래가 점점 더 불확실해지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더라도 성장을 했고 한국은 미래가 있었던 때가 있었다. 소득 수준의 차이가 나도 그렇게 차별적이지는 않았다. 모든 언론에서 돈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한탕을 통해서 돈을 번 것에 대해 찬양하지 않았다. 낭만의 시대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도 많았다. 적어도 20세기와 1980년대까지는 그런 시대를 살았다. 컬러 TV, 냉장고, 세탁기 하나에 만족을 했던 시대였다. 

합천에는 영상테마파크가 있는데 구석구석에 나름 잘 만들어진 세트장이 있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를 상당히 많이 촬영한 곳이다. 올해에는 KBS의 드라마인 오아시스가 이곳에서 많이 촬영되었다.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가 나오고 있어서 예전 같은 시청률은 거의 불가능하다.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OTT와 방송사, 종편들의 드라마는 색깔이 묘하게 다르다. OTT가 가장 자유롭고 종편은 가끔씩 괜찮은 작품들이 나오지만 전통적이 방송사는 고전적인 느낌이 난다. 오아시스는 예전 느낌의 색깔을 담은 드라마다. 

생각보다 나이가 어려서(?) 이런 거리를 걸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오아시스를 우연하게 보았는데 합천 영상테마파크에서 나온 거리를 배경으로 촬영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청춘들은 보통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내던진 이야기들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1980년과 1990년대를 살아본 입장으로 생각보다 그렇게 드라마틱하지는 않았다. 

세상은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그렇게 굴러가더라라는 말은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문제가 생기더라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시설공단에서는 매우 민감했던 것이 오아시스라는 드라마 때문이었다.

거리를 걸어본다. 정확하게  KBS의 소개에 따르면 아래와 같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격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꿈과 우정 그리고 인생을 단 한 번뿐인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몸을 내 던진 세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어쨌든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점점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것만 같다. 실리콘벨리의 은행도 파산하고 그 영향이 어떻게든 미칠 듯하다. 경제규모가 크지 않았을 때와 한껏 부풀어 올랐을 때와는 그 여파가 달라진다. 아무튼 오아시스에서는 이 길을 열심히 뛰어다닌다. 

과거의 시간은 조금은 천천히 흘러갔다면 지금의 시간은 정말 빨리 흘러간다. 어떤 소식이 들려올지 모르는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정답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정답이 아닐 때가 많다. 시간은 모든 정답을 말해준다고 했던가. 이곳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가끔은 백투 더퓨쳐처럼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일반사람들은 그런 경험을 하지 못하지만 배우들은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약간은 부럽기도 하다. 

천천히 걸어보면서 돌아보며 시대의 낭만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지금 쓰고 있는 책이 끝이 나면 광복 3일 전이라는 이야기를 쓸 때 이곳을 배경으로 쓸 듯하다. 두학과 철웅 앞에서 정신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현란한 쌍절곤 기술로 기선 제압에 나서는 여성 정신의 모습도 귀엽기는 하다. 

오래되었지만 오래된 것 같지 않은 모습과 새로운 것 같지만 그렇게 새롭지 않은 것들이 섞여서 이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2020년대는 뉴 모더니즘의 시대가 될 듯하다. 

시간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이미 균형적인 관점을 가진 언론을 기대할 수 있는 사회는 멀리 지나가버렸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과거를 그린 영화나 드라마가 기본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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