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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5. 2023

봄날의 은은함

청색으로 채워져 가는 고창의 청보리밭으로 떠남

봄날이 오면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봄이면 알록달록 피어나는 영산홍이나 고고한 절개 같은 매화 그리고 노란 별꽃의 산수유가 만개할 때쯤이면 목련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우리의 눈에 가장 부담이 없는 색은 초록이라고 한다. 사람은 초록색을 보면서 안도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면 녹색의 은은함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 

날이 많이 좋아져서 따스한 봄볕을 즐기기에 좋다. 봄이면 파릇파릇 싱그러움을 더할 수 있는 여행지로 고창의 청보리밭을 방문해 보아도 좋다. 약 100만여㎡에 달하는 드넓은 구릉 위에 펼쳐지는 초록의 향연은 매년 4~5월 경에는 ‘고창청보리밭축제’가 펼쳐져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핫플이 되는 곳이다. 

손안에 초록을 담고 보리밭을 걸어볼 수 있도록 길을 내두었다. 

3월의 보리밭은 연한 새싹들이 묻어난다. 

4월의 보리밭은 커가는 보리의 싱싱함이

5월의 보리밭은 익어가는 보리의 무르익음이 좋다.

보리보다 하얀 쌀밥이 더 인기가 있었던 과거가 있었지만 이제는 보리는 건강식으로 쌀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좀처럼 보지 못했던 보리밭이 이제 하나의 콘텐츠가 되었다. 고창의 옛 이름인 모양현의 ‘모’는 보리를 뜻하고, ‘양’은 태양을 의미한다고 한다. 

고창에도 농악이 내려오고 있는데 고창은 영무장롱악(영광, 무장, 장성을 중심으로 전승된 농악)의 핵심 전승지이기도 하다.  가장 향토적인 것이 가장 민족적인 것이며 가장 토속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한다. 

데크길을 걸어서 고창의 청보리밭을 먼저 돌아본다. 이곳에서는 여러 드라마가 촬영되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도깨비가 촬영되었다고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농사를 하기 시작하는 절기가 온다. 도깨비불은 혼불로도 불리는데, 이런 불은 민간신앙 중에서도 속신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도깨비불이 동쪽으로 가면 풍년이 들고 서쪽으로 가면 흉년이 든다는 믿음이 정월 보름날 유풍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올해 도깨비불은 어디로 갔을까.  

사람, 꽃과 청보리의 어울림이 있는 고창에 머물러 본다. 스스로 피어나기를 원하는 것이 사람의 삶일까. 보리가 무럭무럭 자랄 때쯤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서 인증숏을 찍을 듯하다. 우리는 시간에 관해 늘 여유를 부리고 어리석으며 교만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중에’, ‘다음에’이라는 말로 마주할 수 있는 기쁨과 기회, 혹은 겪어야 할 후회나 절망의 순간조차 늦추곤 하지만 늘 그렇듯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런 건가 인간에게는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믿는다. 

황토색이 아래에 깔려 있고 위에는 봄날의 은은함이 펼쳐지는 것만 같다. 자연을 보고 듣고 즐기는 여행은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한다. 매일 일상에서 듣는 소리에서 벗어나 바람, 물, 싱그러운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봄맞이 여행을 준비한다면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는 청보리밭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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