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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6. 2023

봄, 햇살이 비출 때

공주의 제민천을 거니는 이야기의 공간

얼핏 스치는 봄바람이 조금씩 더 많아지고 있는 요즘 홍매화가 가지마다 빨간 얼굴로 피어오르는 것이 엊그제 같더니 이제는 백매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었다. 그리고 따라 청매가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이때 목련도 큰 꽃잎을 열기 시작한다. 산수유도 질세라 피어나고 나면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의 향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지만 봄, 햇살이 비추는 것만큼은 느낄 수 있는 요즘이다.

봄의 색은 노란색인가. 봄에 피는 꽃들은 대부분 노란빛을 띤다. 피어나는 꽃에도 품격이 있다. 매화꽃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매화나무가 나이를 많이 먹어야 한다. 등걸이 비틀리면서 올라간 곳에 가지가 군데군데 뻗어 띄엄띄엄 피어나는 매화꽃이 품위가 있다. 고매함을 찾아 나선다면 백매나 홍매만 한 것이 있을까.

공주의 하숙촌이며 게스트하우스가 자리한 곳에는 다양하고 많은 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멋들어진 소나무 하나가 마당에 심어져 있어서 운치를 더해주는 곳이다. 초가집 담벼락에 기와집 돌담에 피어나는 봄 꽃이 마중을 나오기에 좋은 날이다.

이곳에는 문과 벽으로 중학동의 오래된 문과 벽, 과거와 역사가 있는 장소의 모습을 담아두었다. 오렌 세월 동안 집을 지키던 대문이나 오래된 담벼락의 일부, 최근 들어 생기는 벽화들을 아카이빙 사진전으로 볼 수 있다.

제민천역사문화분과원들이 설립한 비영리단체인 '소소한'은 활동의 지속성과 원도심 마을해설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하여 디자인씽킹 워크숍 과정을 통해 단체를 대표하는 굿즈를 개발하여 제작하였다고 한다.

결국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몰입을 달리하게 된다. 사람에게 어떤 이야기를 읽는 부분은 동시에 세 살을 읽는 부분이기도 하며 이야기를 쓰고 읽는 일은 세상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작품을 읽다 보면 작가마다의 특색이 드러난다. 안톤 체호프는 다음장을 넘게 하는 힘이 있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다른 이유가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 표현은 많은 곳에서 인용되기도 했다.

중학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다시 나와서 하숙마을을 돌아본다.

하숙마을의 주변에는 옛 호서극장 건물, 대통사지 터, 하숙마을, 공주제일교회(국가등록문화재), 감영길, 공주 옛 읍사무소, 풀꽃문학관, 나태주 골목길 등 지역의 근현대사 역사문화 자원들이 이곳 주변에 모여 있다.

‘예술로 풍요로운 삶, 도심 속 열린 미술관’이라는 비전 아래 2026년 개관을 목표로 총 158억 원을 투입하는 시립미술관 건립부지로 확정된 옛 양조장 터는 공주 원도심을 가로지르는 제민천을 끼고 있다. 미술관에는 공주의 미술 유산을 저장하는 아카이브 공간을 비롯해 상설 및 기획 전시 공간, 어린이 갤러리, 교육체험공간, 편의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제민천 누리관이 자리하고 있는 중학동 일대 지역은 제민천 하천을 중심으로 2층짜리 오래된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는 마을로 수십 년을 자랑하는 역사를 자랑하는 건물이 대부분이 자리하고 있다.

공주 하숙집을 비롯하여 마을 곳곳의 공간과 건물에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오래된 건물, 독특한 건축양식이 돋보이는 주택 건물, 정감 어린 그림이 그려진 담벼락 등. 마을은 안온한 분위기는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봄의 햇살이 비출 때 꽃의 이야기는 마무리가 되어간다.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겉에서 보면 알 수가 없지만 안에서 바라보고 겉과 안을 연결시킨다면 지역색을 매력 있게 만들 수 있다. 활성화된 지역은 모두 비슷하지만 활력이 없는 곳은 각기 다른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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