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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8. 2016

바이로케이션

도플갱어의 색다른 콘셉트

바이로케이션이라는 영화는 물리학에서 거론되는 평행이론과 내면에서 다른 인격체가 나오는 도플갱어가 적당하게 어우러진 콘셉트의 영화다. 사람들은 살면서 자신의 단점이나 자신이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것에 대한 갈망이 있다. 첫사랑과 연애하거나 결혼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이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 헤어질만하니까 헤어진 것이지만 그 헤어짐에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필자 역시 그것에 대해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바이로케이션은 이미 잘 알려진 도플갱어 같은 콘셉트의 영화라기보다는 자신의 숨겨진 욕망이나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이 또 다른 나를 만들고 그 속에서 새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속에서 미즈카와 아사미는 화가로서 성공하고 싶은 자아와 평범하게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자아를 같이 가진 여성이다. 삶의 갈림길에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두 명의 자아로 갈라진다. 그리고 서로를 눈치채지 못한 채 살아가다가 그런 바이로케이션 그룹에 들어가게 되면서 다른 나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인간은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누구나 또 다른 자아를 가지고 있다. 심하면 이중인격의 수준까지 가겠지만 대부분은 감추고 살고 있다가 흥분했을 때나 술 취했을 때 다른 내면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술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술주정이 심한 사람들 가운데 그런 또 다른 자아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회규범에 얽매여서 혹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 두려워서 억누르고 살다가 속에서 병이 생기는 사람도 있지만 한계점에서 폭발하여서 돌이키지 못하는 상황으로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일본 영화답게 이 영화도 사회의 문제점을 잘 그리고 있다. 출세에 대한 욕망, 아이에 대한 욕망, 성공에 대한 욕망, 삶에 대한 욕망 등 우리는 정신적인 문제점이 조금씩 혹은 많이 가지고 있다. 인간은 그런 걸 내면적으로 소화하지 못할 때 극적인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내가 진짜가 아니라 복사본이라는 어떻게 될까. 

일이 상당히 바쁠 때 누구나 한 번쯤은 또 다른 내가 있었으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 정도는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조금 난해해 보일 수도 있으나 조금만 집중해서 바라보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평행우주 이론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현재의 당신처럼 살지 않고 조금 더 나은 삶을 사는 나, 이보다 더 못한 삶을 사는 나, 성공적인 삶을 사는 나... 수없이 복제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도 선택을 한다. 누군가와 약속을 하고 약속을 어기기도 하고 지키기도 한다. 그 순간 수 없이 많은 기회가 생겨나기도 하지만 더 못한 상황으로 갈 때도 있다.


지금 당신은 수만 번의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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