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r 23. 2023

당신은 정확할까요?

사람의 뇌는 때론 진실이나 거짓말을 구분하지 못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특이한 생명체다. 모든 결정을 내리고 판단하고 생각하는 뇌는 정작 세상의 아무것도 볼 수도 느낄 수도 심지어 들을 수조차 없다. 행복이나 불행 같은 것도 결국에는 뇌가 판단해서 스스로에게 인식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스스로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신체라는 것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있게끔 한다. 우리의 세포들은 수많은 정보들을 뇌로 가져다주고 뇌의 판단을 기다린다. 어떤 정보들은 순식간에 판단해서 내리기도 하지만 어떤 정보들은 조금 느리게 혹은 아예 판단하지 않기도 한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생명을 지키고 보존하는데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창도 없는 방 안에 갇혀서 각종 신경세포들이 전달해 주는 정보에 의존해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뇌다. 그래서 뇌는 믿어야 하지만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 수많은 이해가 가지 않는 사건들은 때론 뇌가 정상동작(정상동작이라는 것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사회통념상 인정받을만한 것으로 한정을 짓겠다.)을 방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태어나면서 우리는 오랜 시간의 생존하는데 유전적으로 우월한 유전자들이 살아남아 만들어진 존재다. 만약 우리가 생로병사와 같이 늙어가는 것이 생존하는데 방해가 되었다면 아주 오래 살던가 영생을 누릴 수 있었을 수도 있다.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지 않다면 태어나면서부터 질병이나 노화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한 세대에서 다음세대로 이전하기까지의 시간과 신체적인 능력을 인생 초반에 주었다. 시간이 지나고 다음세대로 이어짐에 필요가 없는 몸은 자연스럽게 노화되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누군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수백만 년간에 걸친 유전적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뇌가 착시를 일으키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실수를 하는 것은 사람의 눈, 입, 코, 귀, 피부등으로 들어온 정보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한 것 때문이다. 뇌의 시냅스는 신피질, 내측두엽, 선조체, 편도체, 소뇌, 척수를 이루는 신경세포들이 시냅스로 연결되어 기억이 형성하게 해 주는데 중간중간에 정보의 누락이 생겨난다. 인간 뇌의 신경세포마다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시냅스가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1억 개의 뉴런에 수천억 개 이상의 시냅스가 존재한다.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면 아이 때의 기억은 대부분 잊어버리고 단편적인 것만 기억이 난다. 필자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좀처럼 가만히 있지 못한다. 그런 행동을 탓하는 어른들이 있지만 아이일 때와 어른일 때의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20대 이전에 보낸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다시 돌아보자. 그때의 시간은 나이가 먹고 나서의 시간과 다르다. 시간이 정말 안 간다는 것을 느낄 때가 어릴 때다. 왜 나이를 먹으면 점점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일까. 


어릴 때는 뇌에서 재구성하는 세상이 더 많다고 한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뇌에서 재구성하는 세상의 빈도가 점점 줄게 된다. 즉 1초에 60장을 만들어 보던 세상이 30장 혹은 20장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같은 시간을 살고 있으면서도 어떤 사람은 세상의 흐름이 천천히 흘러가고 어떤 사람은 빠르게 흘러간다는 의미다. 즉 뇌가 시간을 느끼는 감각조차 다르게 만든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시간은 어딘가에 있을 블랙홀을 들어가지 않고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영화처럼 매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면 아주 미세한 차이만 있을 뿐 거의 똑같다. 


보통 아이 때에 뇌가 주변을 인식하고 재구성하는 감각이 더 민감하고 나이가 들면서 줄어들게 되지만 후천적인 노력이나 타고난 것에 의해 시간이 더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같은 공간에 같은 시간대에 있더라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낀다. 그래서 시간을 다르게 인식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1분에 사진 100여 장만을 보고 있다고 할 때 어떤 사람이 1,000여 장을 본다고 생각해 보자 똑같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후자는 훨씬 시간이 길게 그리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절대적인 시간은 그다지 의미가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젊어지기 위해서는 뇌가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뇌의 감각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벌써 1년이 아니라 1년이 길다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세상의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진다면 조금씩은 개선이 될 수가 있다. 뇌는 생각보다 부정확하고 잘못 기억하고 있으며 내리는 판단조차 자신에게 불리한 것들이 더 많기도 하다. 그렇지만 외부감각에 의존하고 있는 뇌는 자신이 어떻게 살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당신의 뇌가 세상을 띄엄띄엄 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의 것들 중에 가치가 있는 것도 스킵하면서 지나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법의 밀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