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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30. 2023

가치를 넘어선 경험

삶에 농업과 도시, 공간의 가치를 담은 진천 뤁스퀘어

살아가면서 점점 중요한 것에 대한 관점이 흔들릴 때가 있다. 어떤 지향점을 추구하면서 살아왔는지 잊어버리고 그냥 휩쓸려가듯이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우연하게 찾은 공간에서 잊었던 기억을 다시 되살리기도 한다. 때론 이래서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자신을 둘러싼 공간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 일상에서는 잘 느끼지 못한다. 특히 집이라는 것은 능동적이 아닌 수동적으로 누가 만들어놓은 것을 구매해서 일부만 변형해서 살아가게 될 때가 많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진천의 핫플레이스가 있다. 넉넉한 풍경 속에 자리한 진천 뤁스퀘어라는 곳이다. 한적한 곳에 자리한 카페정도에 불과하겠지라는 생각은 이곳을 경험한 순간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다. 필자가 추구해야 할 공간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각인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기업형 회사지만 농업의 가치를 가지고 삶을 관조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도시적인 색채가 묘하게 묻어 있는 것은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주거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의 농업은 이런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에는 사용되지 않은 공간들이 있다. 서울이라고 할지라도 사용되지 않는 공간들이 적지가 않다. 

무언가를 재배한다는 것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만큼의 효용성이 있다. 반려식물이라는 말을 굳이 쓰지 않아도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고 있으면 평온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곳은 카페이면서 식사를 내어주는 곳이다. 입장료가 있는데 음료가 포함된 가격으로 이곳에 대한 경험을 생각해 본다면 전혀 아깝지 않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북적거려질까 봐 염려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곳의 공간들과 집들은 잘 지어졌는데 대부분 공장에서 벽면·문·창문·지붕 등 구조물을 사전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프리패브(Pre-fab)’ 조립식 주택이지만 완성도가 높다. 전원주택보다 더 완성도가 있고 공간에 대한 설계를 아는 사람이 지은 집이다. 

사람이 가장 마음이 편하게 느껴지는 공간은 바로 천장고가 높아야 한다. 게다가 이곳은 지붕을 비스듬하게 만들어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서 태양에너지를 받는 면적을 늘려서 에너지 효율이 좋다. 

공간이 이런 것이었나. 농촌이나 지방의 도시는 대도시와 전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야 더 많은 가치가 있다. 로컬 임팩트를 만드는 진천의 명소와 같은 곳으로 자리를 할 수 있다. 

곳곳에 다양한 콘셉트로 공간이 만들어져 있는데 동선이 무척이나 매력이 있다. 이곳에 오니 땅을 사서 작지만 큰 집이 짓고 싶어졌다. 모든 것이 모듈화 되면 생각보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만의 공간은 만들 수가 있다.  


공유공간에 정원을 만들고 산책을 하면서 식물을 보고 때론 모임도 가져보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보기도 한다. 도시재생의 가치도 있지만 이렇게 농촌 같은 도시공간을 만드는 것도 경졍력이 충분해 보인다. 

이곳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주거공간이 보인다. 다른 카페들은 그냥 공간은 일정시간 임대하듯이 사용하는 것이지만 이곳은 집을 경험할 수 있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집에서 머물면서 그 공간을 온전하게 느껴보는 것이다.  

온실, 책방, 카페, 음식점, 주거공간, 재배공간등이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서 쉴 수 있다. 조금 머물다가 식상해지면 다른 공간으로 이동을 하면 된다. 정말 여유가 있다면 하루종일 머물면서 책도 읽고 생각을 공유하고 식사도 하면서 보낼 수가 있다. 

도시에서는 모두 달려가듯이 뛰어가고 다른 경험을 하고 싶어도 쉽지가 않다. 문화생활이라는 것이 잠시의 탈출구 역할을 해주지면 여전히 자신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양의 집과 같은 공간을 좋아한다. 천장고가 높고 방의 구분이 없으며 넓게 탁 트인 곳이다. 미국과 같은 곳에는 공간이 한국처럼 나뉘어 있지 않은 주거공간들이 있다. 기둥만 있고 그 공간을 마음대로 배치하는 것이다. 한국처럼 주거공간에 공식이 있지 않다. 

침실, 주방, 거실공간이 한 곳에 있다. 필요하다면 일부 가벽을 세워서 구분하면 된다. 무인양품의 아트디렉터 하라 켄야가 설계하였으며, ‘무지하우스’로 잘 알려진 ‘데이 스테이(Day Stay)’, 최욱 건축가의 ‘작은집’, 그리고 민성진 건축가의 ‘메타 팜 유닛(Meta-Farm Units)’을 만날 수 있다. 

 뤁스퀘어는 스마트팜 농업회사 ‘만나 CEA’가 운영하는 미래농업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는데 레스토랑인 ‘100% 키친’은 ‘모든 재료를 직접 혹은 주변에서 구한다’는 모토로 운영하고 있다. 


작지만 복층으로 알차게 공간이 구성이 되어 있다. 위층에는 침실이 있는데 대충 만들어진 복층이 아니다. 아래층에는 거실공간도 갖추어놓았다. 이런 농촌생활이라면 1주일에 2일은 충분히 보내고 싶어 진다. 

이런 곳들을 보면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게 된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경제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기 위한 공간을 구성해 놓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다. 

누군가 가지고 싶고 사고 싶어 하는 것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알았다면 그 목적에 맞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한다. 특히 창조력이 필요한 일들은 각박한 상태에서 나오지 않는다. 여유가 있는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그것을 자신이 만들어야 할 수밖에 없다. 

가각형의 모듈형 큐브박스 같은 집이다. 목재가 기본적인 프레임을 만들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효율성이 있는 주택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독립된 건물의 서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요즘에 있었는데 이곳에서 그런 공간은 만났다. 집에서는 너무 많은 책이 있으면 답답한 느낌이 든다. 독립된 공간에 서재가 있다면 책을 빼낼 수가 있다. 

글을 쓰면서 밖에 목가적인 풍경을 감상한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들게 된다. 

이곳은 LG가 만든 주택이며 공간이다. 농어촌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형 주택인 ‘LG스마트코티지’ 시제품을 2일 공개했다. 코티지(Cottage)란 작은 집·오두막집이라는 뜻의 집이다. 복층 원룸 구조로 31.4㎡(약 9.5평) 크기에 거실과 주방이 한 공간에 있고 화장실과 파우더룸(화장방)을 별도로 갖췄다. 2층은 침실이다. 


집이 하나쯤만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여가공간도 필요해진다. 지방을 다니면서 수많은 집들을 보았지만 지속가능해 보이지 않는 집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사람이 가장 많이 머무는 집에는 철학이 필요하다. 철학이 필요한 것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부모가 원했던 공간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다음에야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서 살기 위해 경제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많이 보고 느끼고 경험해 보는 것뿐이다. 미디어에서 획일화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만드는 것은 그만큼 관리가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공간을 경험하는 것은 지인의 집이나 모델하우스 같은 곳에서다. 그곳에서 왜 감성이 아닌 그냥 인공적인 느낌을 받을까란 생각을 했었다. 진천 뤁스케어는 마음의 돌봄을 통해 가치를 넘어선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너무 많은 사람이 찾을까 봐 추천하고 싶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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