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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9. 2023

자연을 닮은 카페

옥천의 향수를 담아볼 수 있는 한옥의 담아정

서울이나 수도권을 가면 가장 불편한 것 중에 하나가 주차다. 차가 없이 돌아다니면 몰라도 시내에서 주차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곳이 많지가 않다. 개인적으로는 탁 트인 곳에서 바람이 불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카페를 선호한다. 도시의 밀도가 높지 않아 주차공간도 넉넉하다. 물론 핫플레이스로 알려지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주말이면 차량이 가득 차기는 하지만 평일에 찾아가면 편안하다. 

옥천의 구읍을 중심으로 이쁜 카페들이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은 야외에서 즐기는 여유를 콘셉트로 잡은 듯 다양한 형태의 텐트들이 설치가 되어 있어서 음료를 주문하고 그곳에서 쉬면서 차 찬장을 마실 수가 있어서 독특하다. 

멋들어진 소나무 한그루가 마당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마당에 놓인 큰 돌과 뒤로 이어지는 장독대, 캠핑에 사용되는 의자 등이 여유가 있게 배치가 되어 있다. 

무얼 먹을지 생각해 보면서 한옥을 닮은 공간 담아정으로 들어가 본다. 무얼 담아가라고 담아정이라고 이름을 지었을까. 카페를 하는 사람들의 목적도 돈을 벌겠다는 것이 아니라 힐링하고 싶은 것이라고 한다. 초록빛이 한층 더 싱그러워지는 계절, 지친 마음과 몸을 치유할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가 필요할 때 옥천읍 역시 괜찮은 여행지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기 불황속에 지친 사람들은 이제 경쟁보다는 휴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인연을 찾고 누군가는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사연에 살짝 궁금해하기도 한다.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까. 진짜 행복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사람들은 던지고 있다.  

벽돌식 구조위에 한옥으로 전체적인 틀을 만들어 두었다. 단층이어서 가능한 구조다. 한옥에서 공간규모를 크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들보가 크고 두꺼워야 한다. 그런 대들보는 우선 비싸기 때문에 기둥의 간격을 촘촘하게 할 수밖에 없다. 

마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가면 볼 수 있을 것 같은 텐트가 있다. 이곳에 설치된 텐트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텐츠다. 돔형으로 만들어진 텐트의 안으로 들어가 본다.  

에베레스트는 가본 적은 없지만 그곳에 가도 이런 낭만이나 여유가 있을까. 우선 높이가 있어서 산소가 부족한 것을 확실히 느낄 수는 있을 듯하다.  사람에게는 모두 자신에게 맞는 취미나 운동이 있다. 

주문한 음료를 전달받고 담아정을 둘러본다. 모든 것에는 간격이 있고 간격이 좁아지면 밀도가 높아지게 된다. 사람은 어떤 목적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게 된다. 물이 흐르고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있다. 그윽한 커피의 형태가 나는 이곳에서 기억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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