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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녀

홀로 향기로운 겨울, 홀로 찾아오는 봄

매화꽃을 보면 홀로 향기로운 겨울을 연상하게 한다. 그렇지만 홀로 찾아오는 봄에는 산수유의 노란 꽃이 어울린다. 다채로운 색감이 넘쳐나는 계절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기에 커피 한잔이 생각날 때가 있다. 녹차의 고장이지만 하동에도 적지 않은 커피공방이 있다. 커피를 주제로 만들어진 마을도 있으니 차의 고장이며 함께하는 곳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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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평사리에는 찻집도 여러 곳이 있는데 작은 커피공방과 같은 곳도 있다. 한 칸의 작은 상점을 커피숍으로 운영하고 있는 커피소녀라는 곳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사장짐은 코피소녀와 같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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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양탕국은 옛날 커피가 조선에 들어올 때는 탕국 같은 색깔을 지니고 있어서 서양에서 온 탕국이라 해서 '양탕국'이라 불렀다고 한다. 커피를 마실 때 간혹 단팥빵이 생각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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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차들은 대부분 직접 만들어서 판다고 한다. 제일 먼저 알려지고 재배된 커피나무가 아라비카 종으로, 지금은 주로 라틴아메리카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커피맛도 참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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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저항적이면서 자유로운 공간에 들어오면 가장 많이 보이는 모습이 체게바라다. 의대를 졸업했으나 의사의 길을 걷는 대신 사회의 병을 고치는 혁명가가 된 채게바라는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와 만나 쿠바에서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고 혁명을 성공시켰지만 볼리비아 혁명 당시 볼리비아 정부군에 사로잡혀 총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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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면서 작은 카페 안을 둘러보았다. 이곳까지 어떻게 알고 찾아올지도 궁금하기도 했지만 크고 작은 다양한 소품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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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에서 만든 잔도 이곳에서 판다고 한다. 어떤 것을 파는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젊은 청춘의 삶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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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값이 비싸져서 눈물을 머금고 커피값을 쪼금 올린다고 한다. 그래도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는 않다. 커피는 텀블러 가져오면 오백 원은 빼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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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북적이는 봄꽃이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봄을 입은 자연 속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카페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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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음료를 들고 따뜻하고 달달한 맛에 만족을 하며 다시 문을 나선다. 차 한 잔을 나누면서 상대방이 보여주는 태도와 매너가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하거나 첫인상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홀로 향기로운 겨울이 지나가고 홀로 찾아오는 봄에 마시는 차 한잔이 매화의 향기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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