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있는 글

동해시의 연필뮤지엄에서 만나본 연필

연필을 손에 쥐어보는 것이 얼마만인가. 수채화를 그리면서 연필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격이 있는 글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가끔 생각해보곤 한다. 생명의 출현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모든 생명이 대사하고 자신이 개척한 화학적 이점으로 상호의존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인간이 존재할 수 있고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글과 같은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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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에는 연필뮤지엄이라는 곳이 만들어져 있다. 연필을 콘셉트로 박물관이 만들어진 곳은 아마 이곳이 전국에서 유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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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로 ‘쓰다(to write)’라는 의미인 ‘그라페인(graphein)’에서 흑연(graphite)이라는 말이 유래된 Pencil은 탄소(carbon)를 발견한 16세기가 되어서야 연필(pencil)이라고 할 수 있는 최초의 물건이 만들어지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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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연필들이 있다. 명품이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브랜드에서도 연필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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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은 심의 굳기와 농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보통 에이치(H), 비(B), 에이치비(HB) 등으로 표시하는데, H는 단단하다는 표시로 앞의 숫자가 높을수록 심이 딱딱하고 흐리게 써지며 B는 검다는 표시로 앞의 숫자가 높을수록 심이 부드럽고 진하게 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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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고 다양하고 보기 좋은 연필들이 많이 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연필들도 이곳에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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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역사는 기호 언어와 집단 학습이 출현한 시기와 겹치게 된다. 독일 연필의 우수성은 지금도 잘 알려져 있는데 파퍼-카스텔은 가족들의 기업으로 출발해 서로 간의 배신으로 각자의 연필 사업을 발전해 나갔다. 호숫가에서 자급자족을 했던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연필 회사를 운영한 적이 있다고 한다. 오늘날 연필의 경도라고 할 수 있는 연필 등급을 숫자로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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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글을 쓰는 사람 중에 굳이 원고지에 연필로 쓰는 것을 고집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이 손으로 무언가를 쓰는 것은 뇌에 적지 않은 변화를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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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썼던 다양한 연필의 흔적들을 보면 지우개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쳇 GPT도 나오고 있지만 연필을 깎을 때 나는 나무냄새와 지울 때의 촉감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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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서 자신만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연필은 묵호(墨湖)에서 연상되는 ‘먹(墨)’의 이미지로 지역적 특징을 살리면서, 동해바다, 여행, 관광 등에서 떠오르는 기록의 이미지를 완성시켜 줄 필기구로 동해시를 상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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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의 연필뮤지엄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공수한 3000여 자루의 연필 전시는 물론, 체험, 교육을 접목하여 연필 한 자루에 담긴 다채로운 문화를 만나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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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명품 브랜드에서도 연필을 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연필을 수집하며 느꼈던 행복, 연필을 손에 쥐었을 때의 촉감이 연필의 가치를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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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뮤지엄에서는 연필이 글을 쓰는 격에 대해 생각해보게 할 수도 있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도구를 넘어서 특별한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흑연이 연필로 탄생하기까지의 제작과정이라던가 월트디즈니의 개성 강한 캐릭터뿐만이 아니라 다채로운 문화예술을 넘어서 명품이 된 그 가치를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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