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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0. 2023

무심천(無心川)

벚꽃은 졌지만 날이 좋아진 공간의 청주체육공원

모든 도시에는 중심을 가로질러가는 강이나 천이 있다. 오래전부터 물이 없는 곳에 도시가 만들어지기는 어려웠다. 물론 로마 같은 도시는 자연적으로 흘러가는 물이 많지 않아 물이 있는 곳에서 물을 끌어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도시는 강을 중심으로 문화가 발달하였고 사대강 문화권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청주라는 도시를 가로질러가는 천은 무심천이다. 청주의 무심천은 남석천(통일신라), 심천(고려), 석교천, 대교천(조선)에서 오늘의 무심천으로 변화해 왔다. 

살구나무꽃과 벚나무의 꽃은 비슷한 시기에 진다. 저번주까지 벚꽃이 일부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꽃이 지고 사라졌다. 

청주의 무심천으로 흘러가는 천의 지류에 와보니 더욱더 봄색깔이 진한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어린이나 학생들이 많이 찾아오는 대표적인 무심천 체육공원이다. 체육공원이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아직 약간 남아 있는 벚꽃이 눈에 뜨인다. 봄이면 낭만으로 물드는 무심천을 따라 걷다 보면 핑크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이 불과 1주일 전이다. 강렬하고 화려하게 다가온 벚꽃은 이별이야기처럼 옅은 바람에도 꽃비로 흩날렸다. 

청주에서 살고 있는 학생들이 모두 무심천 체육공원에 온 것처럼 많이 있었다. 역사 청주 최고의 벚꽃 명소답게 무심천의 주변에는 벚나무들이 많이 있었다. 

무심천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돌로 된 돌다리가 놓여 있다. 청주고을 양지바른 곳에 오두막이 있었는데 그 집에 한 여인이 다섯 살짜리 아들과 살았다고 한다. 집 뒤로 맑은 물 사철 흐르고 통나무 다리가 놓여 있었는데 여인이 일을 하기 위해 나갔다가 그만 아들이 통나무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세상일이 모두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법이었다. 아들이 죽다 여인은 아이의 잿가루를 무심천에 뿌리고 삭발 후에 산으로 갔다고 한다. 

인근 사찰에서 그 소식이 전해지자 승려들이 아이의 명복을 빌어주며 백일만에 통나무 다리 대신 돌다리를 세웠다고 한다. 그 다리의 이름이 남석교라고 한다. 그런 사연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무심히 흐르는 저 냇물을 일러 무심천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가볍게 걸어보기에 좋은 무심천이다. 무심천 벚꽃을 놓쳤다고 하더라도 이곳에서 신나게 놀아볼 수 있다. 

현생 인류의 경이로운 생태적. 사회적 창의성은 협동 작업 때문이다. 생명은 복잡한 화학물질들이 협력하기 시작할 때 출현하며, DNA의 통제하에 자연선택을 통해 환경에 맞게 변화하면서 진화해 왔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다른 아이들과의 교감을 통해 협력이라는 것에 대해 습득해 간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성이 많이 떨어지게 된 것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접촉이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 폈냐는 듯이 무심천에 즐비한 벚꽃의 나무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날이 맑을 때에 푸른 하늘과 구름 그리고 벚꽃이 피어있을 때를 기다리려면 2024년이 되어야 할 듯하다. 

무심천의 종합안내도를 바라본다. 무심천에 이렇게 많은 다리가 놓여 있었나 싶다. 

청주분지를 북류하며 남일면 고은리 삼거리에서는 넓은 평야를 이루고 청주 시가지를 남북으로 지나고 있는 청주를 대표하는 무심천은 청주시의 도시하천으로, 전체길이 34.5㎞, 유역면적 177.71㎢이다.


아이들이 놀만한 다양한 형태의 시설이 설치가 되어 있다. 무심천 체육공원에는 춤추는 아이들이 많이 눈에 뜨였다. 랜덤플레이댄스는 K-pop에 맞춰 음악과 춤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즉흥적으로 참여해 춤을 추는 참여형 콘텐츠인데 무심천 버스킹 공연은 넓은 무심천 체육공원(인라인스케이트장)을 멋진 무대로 만들었고 이어진 랜덤플레이댄스에서는 쉼 없이 K-pop이 흘러나오며 참가자 모두 한 팀이 돼 K-pop 댄스가 이곳에서 진행되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때가 가장 고민이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놀 수 있는 것도 재주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재주는 사라지고 경제적으로 여유는 있지만 작은 행복을 찰 느끼지 못하게 된다. 

여름에 앞서 피어나는 꽃들이 무심천변을 수놓고 있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물은 모든 생물의 생존을 좌우하는 물길이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오래된 도시나 위대한 문명의 발상지는 강을 끼고 발달했다. 젊은 청춘들은 청춘대로 놀며 노래하며 무심천을 즐겼고, 어른은 어른대로 걷고 운동하며 무심천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청주벚꽃 #벚꽃명소#청주콘서트 #용화사 #힐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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