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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0. 2023

걷고 싶은 길

타임월드 상권을 걸으면서 생각해 본 도시의 의미

지난 10년간 경제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왜곡되어 시간이 흘렀다. 제로금리 자체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있어서는 문제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이다. 돈이 그렇게 풀려나가면 사회에서 도태되어야 할 기업이라던가 서비스 혹은 필요도 없는 것들이 좀비처럼 존재하게 한다. 오래전부터 상권과 아파트 가격 같은 것에 대해 언급을 했었다. 돈이 넘쳐나면 사회에서 생긴 문제들을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 미국이 작년부터 돈을 빨아들이면서 구석구석에 경쟁력이 없었던 질병 같은 존재들이 나오고 있다. 

대전에서 걷고 싶은 길이 있는 공간이 많지가 않다. 도시계획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걷고 싶은 길은 대형상가가 자리한 곳이 아니라 저층의 상업시설들이 이어진 곳이다. 사람들은 시선의 변화가 있는 곳을 선호한다. 갈마동 지역은 개성을 가지고 자신만의 가게를 만들어가고 있는 길들이 있다. 일명 갈리단길이라고도 부르고 있는데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타임월드 상권은 대전에서 가장 큰 상권이기도 한데 많은 식당들이나 업소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왜 사람들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지는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가게를 한다면 프랜차이는 적극 만류하고 싶다. 프랜차이즈는 본사만 재미 보는 형태다. 그만큼 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다는 의미다. 

한 건물에 너무 많은 업소들이 들어가 있으면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SNS등을 통해 광고를 하지만 걷고 싶은 길은 아니다. 특정 목적지로만 이동할 뿐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시선의 변화를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주로 차량이동이 많다. 

이곳을 걸으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있나 살펴보았지만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잠시 멈추어 서서 쉬려면 카페를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한 번 걸으면 가야 하는 목적지까지 계속 걸어야 한다. 이런 곳이 걷고 싶은 길일까. 

보면 알겠지만 잠시라도 앉아 있을 벤치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깔끔하게 도로 위에 아무것도 두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에 가면 앉아 있을 수 있지만 어딘가 불편하다. 

지금은 이런 모습이지만 밤이면 젊은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는 상업공간이다. 살고 있는 도시에서 어떤 공간을 만들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같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 리옹 같은 경우는 1989년부터 미디어 파사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도시 경제를 활성화하기도 했다. 도시가 인간친화적인 공간으로 재해석하여 법을 정비한다면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걷고 싶은 길로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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