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바다의 맛을 머금고 떠나보는 고군산군도
살면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이 어떤 것을 즐기고 살아가는지에 대해 별로 궁금해하지 않기에 개인적인 취향이 명확한 편이다. 고기보다는 회를 좋아하는 편이고 고기보다는 꽃게 같은 갑각류가 들어간 탕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이라도 먹어보는 특이한 도전의식도 가지고 있다. 대도시에서도 횟집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바다를 가서 먹으면 무언가 더 싱싱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든다. 새만금에 면해 있는 도시 군산으로 발길을 해본다.
서해안은 갯벌이 많은 지역이어서 동해처럼 맑은 바닷물은 아니지만 대신 물속에는 많은 영양소와 먹거리가 있다. 서해안에서 군산이라는 도시는 그 입지만큼이나 주변지역의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군산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은 서천군, 익산시, 김제시, 부안군인데 여행의 관점으로만 본다면 주변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가는 곳이기도 하다.
고군산군도라고 하면 말 그대로 군도(群島)다. 선유도(仙遊島)를 비롯하여 야미도(夜味島)·신시도(新侍島)·무녀도(巫女島)·관리도(串里島)·장자도(壯子島)·대장도(大長島)·횡경도(橫境島)·소횡경도(小橫境島)·방축도(防築島)·명도(明島)·말도(末島) 등의 63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16개가 유인도이다.
무려 30여 년의 시간의 새만금사업(1991∼2020)의 추진과 함께 국제해양관광단지 계획이 추진 중에 있는 곳인데 새만금 사업의 도시화는 앞으로도 30여 년이 남아 있다. 아주 오랜 시간 이곳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나이를 먹어온 듯하다. 새만금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 중에서 어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군산이다. 군산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횟감들은 비응항으로 팔려나간다.
군산도라 불리었던 선유도에 조선태조가 금강과 만경강을 따라 내륙에 침입하는 왜구를 방어하고자 수군부대인 만호영을 설치되었던 때가 있었다. 저 앞에 선유도도 보인다. 관광지로는 군도의 중앙에 있는 선유도의 명사십리 해변이 해수욕장과 기암절벽과 낙조가 잘 알려져 있다.
유인도가 적지 않은 섬이지만 육지에서 멀지 않으니 편의성이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자 이제 군산의 끝자락에 자리한 비응항으로 가본다. 비응항은 여러 횟집들과 함께 낚시를 떠나는 사람들로 주말이면 북적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시의 횟집들과 바다에 있는 횟집의 결정적인 차이는 먹을만한 밑반찬을 주느냐의 차이다. 많은 음식을 준다고 해서 만족감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먹을만하며 싱싱한 식재료를 내어주는 횟집에 더 마음이 간다.
싱싱한 복어의 껍질과 오이, 자극적이지 않는 양념이 식전음식으로 딱 좋다. 식감과 함께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맛도 괜찮다.
보통은 한 종류의 생선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생선이 올라간 메뉴를 주문하는 편이다. 생선은 숙성을 어떻게 시키느냐에 따라 그냥 퍽퍽할 수도 있고 쫄깃함과 깊은 맛을 함께 느낄 수 있기도 하다.
어릴 때만 하더라도 전복은 TV에서 비싼 선물로 그려졌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지금은 TV나 SNS에서 전복을 저렴하게 파는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즐기기 좋은 이달의 수산물로 전복과 기름가자미를 선정했다고 한다. 전복은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타우린, 무기질 등 영양이 풍부해 패류의 황제라고 불린다.
요즘 생산보다 소비가 줄어들어서 멍게값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멍게야 말로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맛이다. 특히 요즘에는 일본산 멍게 수입 논란으로 인해 더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바다의 붉은 꽃이라는 멍게는 봄바람이 불고 있는 4월과 5월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일명 탕탕이 낙지라고 불리는 산 낙지는 회가 절반쯤 없어질 때 나오면 더 반갑기도 하다. 여기에 술 한잔이라도 곁들이면 더없이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생각했던 중요한 가치는 변하기도 한다. 어쨌든 간에 모든 일은 시간이 지나면 마무리가 된다. 여행도 떠나면 끝이 나지만 어떤 여행을 할지는 선택할 수는 있다. 5월의 새만금은 바다의 맛이 있는 여행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