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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3. 202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Volume3

오래간만에 마블다운 감성과 이야기, 재미를 잡은 영화

어릴 때의 누군가에게 받았던 지속적인 고통으로 인해 뇌의 일부분이 망가져서 정상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연구는 많이 나와있다. 그렇지만 그 고통을 이해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다. 그렇기에 쉽게 말하고 쉽게 조언을 해준다. 어떤 경험은 해보지 않으면 그 어떤 표현으로도 말할 수가 없다. 이번에 개봉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그런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았다. 일명 아메리카 너구리과로 표현되는 라쿤인 로켓은 매우 괴팍한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천재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이들의 고통에 조금 다른 대처가 특이했었다. 


어렸을 때 보호자에게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자기 방어기제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자기 방어기제는 성장해서도 까칠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자기를 방어하는데 예민하다. 까칠한 너구리 로켓은 그런 슬픈 과거를 가지고 성장해 왔다. 새끼였을 때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실험대상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성장하게 된다. 이름 없이 89P13이라고 불리며 보호자나 다름없는 에볼루셔너리에게 경험하기 힘든 실험적 학대를 당한다. 

과학자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가오갤 2에 등장한 금색 외계인들이 사는 소버린 등 여러 행성을 탄생시켰다. 그는 완벽한 생명체들이 사는 완벽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매우 파괴적이다. 완벽한 생명체를 만들기 위한 실험에 로켓을 비롯한 동물들이 희생되게 된다. 실험을 마친 동물들의 모습이 그가 자행했을 끔찍한 일을 짐작게 만든다. 왜 로켓이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는 너구리가 됐는지 보여주며 주인공이 될 수가 없었을 것 같은데 영화의 중심축의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어릴 때 학대를 받은 아이가 크면서 고통이 더 커지는 이유는 어릴 때는 그게 고통인지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너무 고통스럽지만 그걸 견뎌내지 않으면 살아낼 수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성장을 하면 그때 받은 고통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던 것인지 자각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 살고 있는 로켓을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그 천재성이 있는 뇌를 끄집어내려고 아담 워록을 보낸다. 워록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있는 노웨어 행성을 습격하고, 로켓은 중태에 빠지는데 로켓을 치료하려던 이들은 로켓 안에 ‘킬 스위치’가 있어 암호로 이를 해제하지 않으면 어떤 의료 조치도 할 수 없음을 알게 되며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여정을 시작한다. 

로켓의 어두운 과거를 그렸지만 그렇게 무겁지는 않은 것은 이 힘든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가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능력도 다르고 실수하고 때론 서로 충돌하지만 그 속에서 서로가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다. 다들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져서 가디언즈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남다르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사운드트랙은 영화를 더욱더 즐겁게 그리고 감성 돋게 만들어준다. 얼기설기 이어져 있던 가디언즈가 단단한 연대를 가진 동료가 되며 시리즈는 막을 내리는데 가슴이 먹먹하면서도 따뜻하다. 

동료들은 저장된 영상을 보면서 로켓이 어떤 실험을 받았는지 느끼게 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기에 이렇게 가슴 아픈 이야기를 가볍게 넘어가게 해 준 듯하다. 좁은 우주선 통로에서의 전투 신은 팀 전원이 맞는 듯 맞지 않는 듯 헷갈리는 호흡 속에서도 압도적으로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가는 액션도 좋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빌런과  오합지졸의 불협화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과의 명쾌한 사상적 대비 역시 이 영화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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