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y 09. 2023

걷고, 보고, 느끼기

봉화의 석천계곡길을 걷다 만난 권벌의 삼계서원

봄철에는 자외선 지수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여름이 오기 전 봄철은 야외로 나들이하기에 좋은 적당한 온도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굳이 꽃놀이를 하지 않아도 계곡을 걸으면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여행이 될 수가 있다. 미래에 후손들은 2023년을 어떻게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그때도 그래 고리력, 이슬람력, 히브리력, 에티오피아력 등으로 표현이 될지 모르겠다. 

금계포란의 형국을 가지고 있는 석천계곡의 주변에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봉화는 은어가 유명하며 자연에서 나오는 송이가 대표적인 부산물이기도 하다. 

석천계곡은 주변 산세가 나지막하고 소나무 숲이 울창하며, 골이 깊지 않아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계곡 깊숙이 들어갈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석천계곡에는 충재 권벌의 장자인 청암 권동보가 지은 석천정사가 있는데 그를 배향하는 삼계 서원도 자리하고 있다. 

보통 계곡은 접근성이 떨어져서 차로 이동할 수가 없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은 차도에서 멀지가 않아서 좋다. 태백 산지에서 발원한 물이 응방산과 옥적봉을 지나면서 봉화산 골에서 흘러온 옥수와 합쳐져, 봉화읍 유곡리에 이르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계곡의 모습을 만들어 놓는다.  

물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걷는 데에 별 무리는 없다. 비가 폭우처럼 많이 내린다면 조심할 필요는 있다. 이곳 석천계곡에서 멀지 않은 곳에 권별을 배향하는 삼계 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그곳으로 찾아가 보려고 한다. 

봉화군은 110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20여 건의 문화재를 보수하고 있다고 한다. 주요 사업으로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청암정과 석천계곡의 주변정비 사업 등인데 도지정문화재 문화재자료 봉화삼계서원의 사당 지붕보수공사가 올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권벌은 중종 대에는 조광조·김정국(金正國) 등의 기호사림파가 중심이 되어 추진된 개혁 정치에 영남사림파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였다. 

이곳이 봉화 삼계서원이라는 곳이다. 건물은 사당인 충정공사(忠定公祠), 강당인 정일당(精一堂), 동재인 사무사(思無邪), 서재인 무불경(毋不敬), 관물루(觀物樓), 고직사(庫直舍), 비각(碑閣), 내삼문(內三門), 정문인 환성문(喚惺門)이  남아 있다. 

충재 권벌(冲齋 權橃 1478~1548)은 의정부 좌참찬, 의정부 우찬성, 원상(院相) 등을 지냈고, 저서에 보물인 충재 일기 등이 남아 있다. 삼계서원은 1588년(선조 21) 지방유림의 공의로 권벌(權橃)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으며 임란왜란 당시 소실된 것을 1601년(선조 34)에 중건을 시작하여, 1613년(광해군 3)에 준공하였다.

맹자는 인은 사람의 마음이고 의는 사람의 길이라고 하였다. 그 길을 내버려 두고 따르지 않으며 그 마음을 잃어버리고 찾을 줄 모르는 것에 슬퍼하였다. 잃어버린 재물을 찾는 것에 온갖 신경을 쓰면서도 마음을 잃어버리고도 찾을 줄을 모른다. 성종 9년에 태어났던 권벌은 각종 사화에 연루되어 파직과 귀향을 반복하다가 1547년 양재역벽서사건에 연루되어 처음에는 구례로 유배지가 결정되었으나, 곧이어 태천(泰川)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삭주(朔州)에 이배(移配)되었으며, 이듬해 유배지에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나는 객(客)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