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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8. 2023

변하지 않는 것

면천 100년 우체국-카페가 되어 찾아오다. 

시간에 따라 쉽게 변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하지만 진실한 내면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면 자연 속에 자신이라는 존재를 느끼게 된다. 사랑의 꽃을 피운다고 생각했는데 그 열매는 슬픔이 되기도 하고 신뢰의 꽃을 피우려고 했는데 그 열매가 실망이 되기도 한다. 때론 지난 시간이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모를 때가 있다. 시간을 기록하는 기억이 때론 흐려진다. 100년이라는 시간은 이제 사람의 일생을 담는 한 척도가 되어가고 있다. 

100년을 지난 과거에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던 건물들이 있다. 이곳은 면천 100년 우체국으로 카페로 바뀌게 된 곳이다. 건물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그걸 기억을 해준다. 한 통의 편지가 생각나는 날이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받는 서비스가 미래에는 특별한 것이 될 수도 있다. 최근 OTT에서 상영된 택배기사나 타 지역 사람들 간의 소식통으로서 서로 간의 소식에 웃고, 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계속해서 우편물을 전달했던 포스트맨은 소식을 담았던 영화다. 

작은 카페이지만 알만한 사람들이 방문해서 사진을 찍어서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서로에게 소식을 전달하기에도 짧은 시간의 인생을 다투고 때론 속임수를 사용해서 낭비하고 엉망이 되도록 방치하기도 한다. 이곳에는 다양한 책들과 옛날의 흔적이 남이 있다. 

카페의 한구석에 남아 있는 옛날 전화기는 스마트폰과 대비되는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부여해 준다. 사색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 끼니를 때우고 그냥 일상에 만족을 하면서 살기에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전화 한 통에 세상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가 있을까. 

이 카페의 주인은 책을 좋아할 것 같은 여성분이었는데 인생의 의미를 아는 분 같아 보였다. 어떤 감정은 가장 오래된 것과 가장 새로운 것을 나란히 묶어 놓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어떤 것은 시간을 초월해서 같이 공존하기도 한다. 이곳에 놓여 있는 오래된 물건처럼 말이다. 

음료를 하나 주문하고 공간을 돌아본다. 사랑이란 슬픔 속에서도 이해하고 미소 지으며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오래된 느낌의 전화기들이 여러 개가 있다. 1830년대 이후로 과학자들은 쇠나 강철의 진동이 전기적 충격으로 바뀔 수 있으며, 결국 소리나 음성 그 자체가 전신선을 따라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전화기로 확인이 되었다. 사람의 목소리 역시 공기를 진동하며 누군가에게 전달이 되는 것이다. 

가족사진인지 모르겠지만 사진도 곳곳에 걸려 있는데 오래전에는 저런 가족의 사진들이 적지가 않았다. 아이들을 많이 나아 기르던 과거의 풍경이다. 지금은 대가족이라는 표현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가족을 이루는 구성원의 수가 적다.  

카페라는 공간은 먹고 마시는 것을 넘어서 여행의 이유가 되어주기도 한다. 지역을 가서 무언가를 보고 느낀 후에 방문해 본 시간이 묻어 있는 카페는 깊어지는 여행의 맛에 조미로 이상의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삶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쯤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 될지 생각 봐야 한다. 그것이 사랑이든, 신뢰든, 신념이 든 간에 그거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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