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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29. 2023

봉화의 골은 그윽하다.  

봉화의 범바위에서 이어지는 낙동강 시발점 테마공원

운전을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봉착하기도 한다. 타이어 같은 경우 안쪽을 체크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타이어는 편마모를 일으키게 되는데 그걸 보기 위해서는 면밀하게 체크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못했다. 그리고서 운전을 하고 가다가 가까운 곳에서 정비소를 찾지 못하는 봉화의 깊은 골을 찾았다. 갑작스럽게 운전석 뒷바퀴의 타이어압력의 센서등이 떴다. 예전에도 실펑크가 나면 그런 상황이 자주 있었기에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운전을 했다. 그러다가 범바위라는 이정표를 보고 멈춰 섰다. 이렇게 멈추어선 것이 필자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호랑이 두 마리가 바위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봉화의 범바위라는 곳이다. 필자의 태어난 해가 호랑이해였기에 더 관심이 간 듯했다. 그리고 차량의 타이어를 확인했는데 타이어가 바람이 모두 빠져 파손되기 직전상태에 놓여 있었다. 

응급출동 요청을 하고 산기슭을 따라 번지는 봄의 기운이 물씬 풍겨오는 범바위 위에 올라섰다. 미슐랭에서 발행하는 그린가이드에서 이 길이 소개되기도 했다. 빠르게 지나가면 보지 못하지만 이렇게 멈추어 서서 보니 꾸밈없는 아름다움이 보이는 듯하다. 

저 멀리 보이는 출렁다리가 있는 곳이 바로 봉화군의 낙동강시발점 테마공원이 자리한 곳이다. 어찌 보면 잊고 지냈던 여행의 감성이 솟아나는 느낌이다. 휘어 감아 도는 이 길에 흐르는 물이 낙동강으로 합류하게 된다. 커다란 댐으로 물을 막을 수는 있어도 그것은 긴 시간이 되지 않는다. 흘러가는 물은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이 이치다. 

범바위전망대에는 절벽 위 낮은 바위산은 조선 시대 선비 강영달이 선조의 묘소에 절하다가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황우산 가장자리를 빙 둘러 흐르는 낙동강을 보고 내려오면 물길이 매호유원지를 돌아 운곡천이 합류하는 낙동강 시발점 테마공원까지 유유히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범바위에서 낙동강 시발점 테마공원의 중간에는 신비의 도로가 있는데 오르막이 내리막처럼 보이는 착시가 있다. 

낙동강 시발점 테마공원은 합수머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 지류는 운곡천과 만나 본류를 이루는 곳이다. 공원 북쪽에서 강을 건너 남쪽 명호이나리 출렁다리까지 걸어보는 것도 좋다. 명호이나리에서 이나리는 황우산 아래 낙동강과 운곡천이 만나는 나루를 의미한다. 

봉화군에서 거주하는 인구수는 많지가 않지만 누각과 정자가 103동에 이르는, 우리나라 누정 문화의 숨은 명소로 많은 묵객들이 이곳에 머물고 지나쳐가기도 했다. 물은 사실상 생명을 상징하기 때문에 전국의 주요 강에는 시발점을 의미하는 테마공원을 만들어두고 있다. 

낙동강시발점 테마공원에는 낙동강 오리알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 있다. 보통은 버려져 소외되고 처량한 모습을 비유하여 '낙동강 오리알'이라는 말하기도 하는데 영남 지방을 흐르는 낙동강은 예로부터 철새인 오리가 많이 날아드는 곳이어서 오리알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낙동강 오리알이 생태가 살아있는 공간을 의미한다면서 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돌고 도는 굽잇길마다 켜켜이 쌓인 역사를 알면 드라이브가 남달라 지게 된다. 

낙동강의 낙동이라는 명칭은 가락의 동쪽이라는 데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총 유역면적은 2만 3860㎢로 남한 면적의 4분의 1, 영남 면적의 4분의 3에 해당하며 본류의 길이는 525.15㎞로, 남한에서는 제일 긴 강이며 북한을 포함하면 압록강 다음으로 길다.

가장 긴 낙동강에도 시작은 있고 신라이전에 낙동강에는 사로국이 있었는데 이후 낙동강 유역의 신라의 핵심 지역이 되어 이를 바탕으로 삼국통일을 이루게 된다. 낙동강은 부산, 대구, 구미, 포항, 울산, 마산, 진주, 사천 등에 도시화를 위한 공단에 물을 공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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