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Dec 28. 2016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스토리가 가진 힘

스타워즈는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우주 이야기가 담긴 영화 중 하나다. 한국인들이 보기 에는 너무 노멀해 보이는 그런 이야기들에 왜 그렇게 빠져들까라고 생각하는 한국인들도 있지만 적어도 너무나 한국적인 이야기보다는 전 세계에 훨씬  많이 팔리는 우주 속의 미국인들 이야기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할리우드 시리즈 영화들의 특징을 보면  국경이 모호하게 그려진다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미국이나 미국의 미래상이 반영되기는 하지만 적어도 다국적의 인종들이 포함되는 틀은 갖추고 있다. 


로그 원은 기존의 스타워즈와 달리 파워풀하다는 제다이 한 명 등장하지 않는다. 아니 제다이가 될 재목도 보이지 않는다. 포스의 힘을 가지고 마음대로 휘두르는 존재는 다스베이더뿐이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연합군 쪽에 서 있는 사람들은 모든 것에서 약자다. 희망이 없어진 세상에 그 누구도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 다수이지만 반군들은 약자이고 연합군이지만 그냥 반역자에 가깝다. 반면 제국주의(강대한 힘을 가진 기득권)는 너무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더 큰 힘을 가질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한다. 치명적인 무기 '데스 스타'는 말 그대로 별을 한 번의 공격으로 날려버릴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졌다. 


로그 원은 철저히 미국인이나 스타워즈를 좋아했을 북아메리카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약자가 힘을 결집하여 강자를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미국의 근원적인 자존감을 보여주고 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에 대항하여 독립을 이룬 나라 미국... 지금은 제국의 자리에 올랐지만 지금도 그 꿈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다. 


감독은 정말 영리한 선택을 했다. 악의 축에 있는 힘과 선의 축에 있는 힘의 균형을 완전히 무너트렸다. 적이 너무 강하여 아군은 그냥 게릴라 같은 느낌만 든다. 유일하게 그들 옆에서 함께하는 것은 포스뿐이  없다. 

기존의 스타워즈 시리즈가 제다이와 로봇으로 인해 현실감이 조금 없었다면 이 영화는 상당히 리얼해졌다. 미래 인간들의 전쟁 같은 느낌이다. 단숨에 행성 하나라를 파괴할 수 있는 데스 스타는 원자폭탄이고 그 설계도를 얻기 위해 적진 한가운데로 들어간 로그 원 일행(미국을 제외한)은 연합군처럼 보인다. 사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참전을 하지 않았다면 독일의 승리로 끝났을 가능성이 크다. 

걸 크러쉬로서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팰리시티 존스는 이쁜 배우는 아니지만 그녀를 보면 인간의 장점과 약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존의 스타워즈 시리즈와 다른 점은 새로운 주인공들의 등장으로 온전히 다른 스토리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들 역시 다음에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진을 보며 관객들이 드는 느낌은 무엇일까. 아마도 이쁘다던가 사랑스럽다가 아니라 나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일 것이다. 

기존의 스타워즈 스토리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않았지만 로그 원을 보며 미국적인 스토리가 왜 전 세계의 사람들을 사로잡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이 되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아버지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미션에 가담하는 진, 독특한 유머 감각까지 지니게 된 드로이드 ‘K-2SO’,  두 눈이 멀었지만 탁월한 무술 실력을 지닌 ‘치루트’를 연기한 견자단 등.. 볼거리도 적지 않다. 


때론 희생은 다음 세대를 위한 밑거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3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