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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4. 2017

패신저스

찾아야 한다. 살아야 되는 이유를...

90년을 한 사람과 보내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가끔 장난으로 사람들이 물어보는 것이 있다. 만약 무인도에 두 사람만 남아 있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인생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예상되는 것이 있다면 식사시간이 되면 배고플 것이고 밤이 되면 잠이 올 것이다. 어느 정도 잠을 잤다면 아마 눈이 떠질 것이다. 이 정도는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고 머릿속에 멤 맴도는 문구는 단 하나다. 내가 살아야 되는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처음 눈을 뜰 때 깨어난 이유를 알지 못한다. 사랑을 했던 사랑을 하지 않았든 간에 그 결과 중 하나로 사람이 태어나고 눈을 뜬다. 그리고 살아간다. 내가 왜 이 세상에 왔는지 중요하지 않다. 그냥 깨어났기에 살 뿐이다. 


패신저스는 SF를 표방했지만 그 근본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철학이 담긴 영화다. 지구에서 터전 2라는 행성으로 가기까지 광속에 가까운 비행으로 120년이 걸리는 곳이다. 120년을 살아 있을 수 있는 인간이 없으니 이들은 모두 동면상태에서 비행을 하게 된다. 지구에서 떠난 시간이 30년이 지났을 때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짐 프레스턴은 깨어나게 되고 도착하기까지 90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 90년인가.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지금 인류가 생각할 수 있는 기대수명은 90세가 최고다. 작가는 그런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만약 성인이 되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나이의 신체로 태어난다면 아마 아기보다 생존율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는 외로움과 고독을 모르지만 성인은 알기 때문이다. 5,258명 중 당첨되듯이 혼자 깨어나 1년 하고 3주일을 혼자 보내면서 외로움에 무너저 내려간다. 그러던 중 눈에 뜨인 오로라 레인은 완벽한 여성 그 자체이다. 엔지니어이기에 감성이 부족했던 그의 마음을 채워준 것은 오로라 레인의 글들이었다. 외모도 마음에 들었는데 그 생각과 정신까지 마음에 드니 제어가 되지 않는다. 


짐은 이미 동면에서 깨어나면 다시는 동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를 깨우는데 망설인다.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자세는 되어 있지만 그녀는 과연 그럴까? 더군다나 그녀는 다른 패신저스처럼 그 행성에서 거주하려는 것이 아니라 1년만 있다가 다시 지구로 컴백할 계획을 세우고 우주선을 탔다. 

패신저스에서 아발론은 초호화 우주선이지만 폐쇄된 공간일 뿐이다. 그 속에서 혼자서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불행한지 주인공을 보며 간접체험을 하게 된다. 이 세상은 다른 누군가가 있기에 행복해질 수 있다. 누군가와 비교하기에 내가 행복한지 알 수 있다.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을 한들 혼자서 멋진 옷을 입 어본들 아무런 가치가 없다. 

사람들은 스토리에 열광한다.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이든 사실 같은 스토리 이든 간에 상관이 없다. 세상과 세상을 연결해주는 것은 스토리다. 그 스토리를 만드는 작가 오로라 레인은 참 매력적인 여성이다. 지금 현실에서 다가갈 수는 없지만 스토리에서는 가능하다. 이 영화처럼 한 명이나 두 명이 출연한 작품으로 웰메이드 한 SF 영화로는 그라피티, 오블리비언, 더 문이 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한 곳만을 바라보다 보면 더 이상 생각이 안 떠오를 때가 많다. 물이 고여 있으면 썩는 법이다. 썩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물을 끊임없이 넣던지 다른 물로 가야 한다. 아발론호를 탄 승객들은 지구에서의 모든 인연을 끊고 새로운 도전을 떠난 사람들이다. 120년간의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자신이 아는 사람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이 세상에 처음 눈을 뜨고 자신이 깨 이난 이유를 찾는 다면 그건 사랑이 아닐까. 난 그렇게 믿는다. 


영화 속 캐릭터 오로라 레인 같은 여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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