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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31. 2023

호빗

인간사의 욕망을 모두 담은 다섯 군대의 전투

인간사는 너무나 오묘하고 선하기도 하며 악한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환경에 너무 쉽게 지배를 받고 어떤 사람은 주어진 환경을 버티다가 변질되기도 하며 소수의 사람들이 환경을 이겨내며 자신의 길을 걷는다. 일제강점기에 그런 사례를 너무 많이 보았다. 명성황후로 인해 힘을 가진 민 씨 일족들 상당수는 친일파로 살아갔다. 가장 힘든 것은 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아니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힘을 쓰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 호빗은 인간사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다. 선을 지향하려고 하지만 그것보다 쉬운 길로 빠지려는 종족과 황금에 지배받는 종족들의 한계를 잘 그려내고 있다. 드워프들은 자신들의 터전이던 에레보르에 있는 엄청난 보물을 되찾지만 이는 무시무시한 용 스마우그가 호수마을의 무기력한 주민들을 공격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거기서 소린은 탐욕에 서서히 눈이 멀어 우정과 명예를 저버린 채 왕의 보물 아르켄스톤을 찾게 되지만 암흑의 군주 사우론은 오크 군대를 보내 외로운 산에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힘을 합치느냐가 다섯 군대의 전투의 이야기다.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들에서 요정들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인간과 다르다는 것을 화려함으로 보여주는 존재들이다. 필멸하지 않지만 인간과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그들은 스스로를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호빗에서 요정군대를 이끄는 것은 바로 하급엘프들의 요정왕 스란두일이다. 기리온의 에메랄드를 받고자 산으로 찾아갔다가 소린에게 거절당한 뒤 일전을 준비한다. 자신의 영역에서만 거주하기를 바랐던 스란두일이지만 용 스마우그가 죽었다는 소리를 듣고 호수마을 사람들을 도우기 위해 요정군대를 이끌고 나왔지만 상당수의 엘프들이 악의 군대에게 죽임을 당한다.  

종족을 넘어서 난쟁이들과 사랑에 빠지는 타우리엘이다. 엘프답지 않게 드워프족을 좋아하는 타우리엘은 스란두일이 이끄는 요정족에서 하위계층에 위치한다. 출신이 천하다는 이유인데 그렇기에 인간의 감정을 지닌 듯하다.

호빗에서 가장 야망이 큰 종족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인간이지만 재물에 가장 욕심이 많은 존재는 드워프들이다. 황금을 좋아했던 용의 저주 때문인지 자신을 잃어갔던 소린은 결국 드워프들을 결집하였지만 옛 영화를 이루지 못한 채 고블린의 군대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산 및의 성을 철저하게 봉쇄한 채 모든 금은보화를 차지할 욕심이었지만 요정/인간군대와 대치상태에 놓이게 된다. 

사실 요정들은 인간사나 중간계의 전쟁에 큰 관심은 없다.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면 늙어 죽지 않는 존재들이 굳이 그들의 싸움에 끼어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 가장 흉측한 우르크하이 같은 존재들은 앨프가 죽음을 맞이하고 나서 다시 태어난 존재라는 설정도 생각해 볼 만하다. 

호수마을이 폐허가 되었지만 결국에 한발 남은 검은 화살을 날려 흉폭한 용 스마우그의 약점을 공격한 인물은 바르도이다. 가장 공정하면서 주민을 생각하는 인물이다. 호수마을의 탐욕스러운 영주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데 소린의 죽음으로 인해 받게 된 금은보화를 아낌없이 나누어 준다. 빌보에게도 충분한 보상을 했지만 빌보는 말 한 마리에 가지고 갈 만큼만 받는다. 아르다의 창조신화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앨프이면서 중간계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갈라드리엘이 점차로 힘을 잃고 결국 중간계를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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