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때로 가고 싶다.
의술이란 말 그대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는 그냥 낭만적인 이야기로만 치부되고 있다. 동양의학은 사람을 살리는 삶의 철학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서양의학(특히 미국)이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자본주의와 연결되어 돈과 죽음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드 진은 촉망받았지만 사람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외과 의사 미나가타 진이 에도막부 시대에 타임슬립을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의학과 철학을 담은 드라마면서 역사가 적당하게 믹싱 되어 있다.
1862년은 일본에게는 결정적인 시기이기도 하면서 국민적인 영웅인 사카모토 료마가 살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미나가타 진은 사카모토 료마와 교류하면서 그 시대에 할 수 없었던 의술을 펼쳐 보인다. 2009년에 일본에서 방영되어 화재를 불러일으켰던 일드 진은 일본 드라마의 기본기를 잘 보여준다.
미나가타 진 역할의 오오사와 타카오는 맹인 여검객을 그린 자토이치에서 아야세 하루카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의학이 어떤 것인지 의술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직업은 일상생활을 유지하게 해주는 역할도 하지만 직업 자체가 가진 의미도 가지고 있다.
한국 사람들에게 사카모토 료마는 낯선 이름이지만 일본 사람들에게는 도쿠가와막부를 붕괴시키고 일본은 강한 근대국가로 발돋움하게 해주었던 인물이다. 하급무사에 불과했던 그는 일본 전역을 돌면서 일본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설계했다. 엘리트 코스를 걸었지만 외세를 이용해 조선을 바꾸려 했던 김옥균과 비교가 된다. 3일 천하로 끝난 갑신정변과 달리 메이지 유신은 일본을 궁극적으로 바꾸고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게 해주었다.
일드 진에서 또 하나의 주인공은 아야세 하루카가 연기한 사키다.
미래에서 온 미나가타를 믿어주고 끝까지 따르면서 의술을 익히는 적극적인 여성이다. 의사로서 자신이 하려는 길을 걷는 미나가타를 사모하게 되는 여성의 역할이다.
절실함은 사람을 바꾸고 결국 인생을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미나가 타는 자신이 살던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에도 막부 시대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의술을 펼치는 사람이다.
일드 진은 따뜻한 드라마다. 일본 드라마는 과장되어 보이지만 휴머니즘이 담겨 있어 감동적이다.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자신의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꿈을 꾸는 사람이 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