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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4. 2023

행복, 꿈을 담다!

제129주년 동학농민혁명기념 특별 전시회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모두가 같은 조건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시간이 바뀌고 물이 흐르고 꽃이 피고를 반복하더라도 인간사 세상은 항상 불협화음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불협화음으로 인해 사회에 긴장감이 흐르고 다시 긴장감이 해소되면서 문명이라는 것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너무나 심해지고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되면 혁명이 일어나기도 한다. 

평온해 보이는 고창에서는 129년 전인 1894년에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다. 동학 접주였던 전봉준이 전라도 고부군수 조병갑의 사사롭게 탐욕스러운 행태에 반대하여 농민운동을 일으킨 것이다. 당시 조병갑은 만석보를 만들고 아버지 조규순 비각을 만들며 돈을 착복하며 개인의 영화를 누렸다. 이로 인해 조선땅에는 지옥의 문이 열렸다. 수많은 농민이 희생된 동학농민운동을 비롯하여 청일전쟁까지 이어지게 해서 일제가 제국주의로 나아가게 하는 발판을 만들어주었다. 

그 시기가 얼마나 백성들에게 힘들었던 시기였는지 모인 사람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지금처럼 집회나 노동운동을 생각할 수도 없었던 시기에 무장(지금의 전북 고창)에서 전봉준은 4,000여 농민군을 이끌고 봉기하게 된다. 이들은 동참자가 늘면서 본진을 백산(지금 전북 부안)에 모였을 때 농민군은 8,000명이 넘었으며 앉으면 죽산(竹山)(농민군이 앉으면 손에 든 죽창만 보이고) 서면 백산(白山)(다 일어나면 흰 옷 입은 사람만 보인다.)이었다고 한다. 

공주의 한 아파트단지로 지어지고 있는 공주삼부르네상스 모델하우스에서는 제129주년 동학농민혁명기념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찾아가 보았다. 이른바 행복, 꿈을 담다! 동행 전이라고 한다. 

당시 청나라는 일본에게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농민군은 중앙군을 물리치고 전주성마저 점령하게 되자 민 씨 정권은 청나라에 파병을 요청했는데 조선과 일본의 텐진조약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본군도 조선땅에 군대를 주둔하게 된다. 농민군은 청나라와 일본에게 구실을 주지 않기 위해 물러났지만 그 불은 꺼지지 않았다. 사회 개혁을 두려워했던 기득권층인 양반들이 민보군을 조직해서 농민군을 공격하면서 다시 일어나게 된다. 

전봉준은 다시 일어섰지만 그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농민군이 무려 20만 명에 이르렀고 전라도를 넘어서 충청, 경상, 황해, 강원도까지 이르렀지만 무기의 절대적인 열세로 인해 지금 공주 우금치에서 혈전을 벌였지만 농민군을 일본군의 기관총등으로 잔혹하게 학살하면서 전봉준과 수많은 농민군이 세상을 떠났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 꿈이 이루어졌는지 다시 돌아볼 때가 있다. 

그림에서처럼 우리는 고양이의 꿈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나비인지 꽃을 바라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때론 그 꿈은 그렇게 흐릿하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 동학농민운동을 일어나게 한 조병갑은 농민군이 학살당한 공주에 잠들어 있다. 동학농민운동으로 예산 대흥면에 숨어서 살다가 동학난이 진압되고 나서 전남 고금도로 유배형을 받았지만 곧 사면되고 한성재판소, 재판관, 황실 비서원 주임관등으로 승승장구하며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엄청난 악행을 알면서 살았지만 그는 공주 신풍면 사랑골 양지바른 곳에 상석도 비석도 없이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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