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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살리는 미더덕

창원 진동항 고현마을의 세찬 바람을 이겨낸 미더덕덮밥

야외를 나가게 되면 먹고 싶은 것들이 많다. 조금은 특별한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제철마다 혹은 지역에서 잘 알려진 음식을 먹고 싶어 진다. 바닷가에 가면 조금은 특별한 것들이 먹고 싶다. 그중에 멍게도 있는데 멍게는 우렁쉥이라고도 불리는 바다 먹거리로 횟집에서 밑반찬으로 나오지만 당당하고 한 끼 식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때가 있는데 비빔밥에 들어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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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비바람이 불 때 창원의 진동항을 찾아가 보았다. 무언가 먹거리가 있을 것 같다는 기분 때문이었는데 찾아오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지만 다행히 마을에서 운영하는 식당이 있어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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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이란 본래 진해부의 동면이라는 데서 비롯되었는데 창원시 남서에 위치하며, 동으로는 현동, 서로는 진북면, 남으로는 고성만, 북으로는 내서읍에 각각 접한다. 진동면의 진동항에는 고현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의 특산물이 바로 미더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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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이 금방이라도 날아가버릴 것 같은 날이어서 그런지 바다의 파도가 세차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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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면 앞바다는 미더덕의 주생산지로 주민 30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연간 2500여 t의 미더덕이 나는데,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양이다. 미더덕 회는 미더덕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요리로 미더덕의 물주머니 부분을 터뜨린 뒤 내장을 살살 긁어내고 가볍게 씻어서 속살을 초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참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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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보기 위해 바다로 나갔는데 너무나 바람이 세서 저 앞으로는 걸어가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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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어촌체험관 곁 바닷가에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다는 표지판이 붙어있고 그쪽으로 가는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 여기저기 공룡 그림과 조형물이 보인다. 약 1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 20 마리의 발자국 400개가 발견되었는데 발자국의 주인은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초식성공룡인 이구아나룡으로 족적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라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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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이곳에서는 미더덕 축제가 열리기도 했었다. 미더덕은 보통 해물탕을 끓일 때 넣으면 시원한 맛이 나는데 그걸 긁어서 덮밥으로 먹는 것은 이곳에서 처음 해본 맛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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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주문하면 이렇게 상차림이 나온다. 양이 적지가 않은 편인데 느낌이 멍게비빔밥과 유사하다고 할까. 미더덕덮밥은 생미더덕을 다져서 밥과 비벼 먹는 요리로 고추장, 간장과 같은 양념을 쓰지 않고 오로지 미더덕으로만 간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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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더덕향이 밥에 배어드릭 위해 잘 비벼서 먹어본다. 해산물 특유의 비릿함도 없는 것이 순식간에 밥을 모두 먹을 수 있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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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더덕이라는 이름을 물을 뜻하는 옛말인 '미'에 더덕을 붙인 것이다. 물에 사는 더덕이라는 의미로 유성 생식을 하는 미더덕은 특유의 향과 오독오독하게 씹히는 식감이 특징이다. 미더덕에는 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도 함유돼 있는데 EPA는 동맥경화, 고혈압, 뇌출혈 등을 예방하며 DHA는 학습능력 향상,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항암, 노화 방지 등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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