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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0. 2023

엔화 환율

화폐는 노동 성과에 대한 청구권을 말한다. 

화폐의 운명은 국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화폐는 청구권의 다른 모습이기도 한데 모든 사람은 자신의 노동 성과를 청구권으로 얻을 수가 있다. 청구권으로 다른 사람에게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기 위해 주는 지불수단으로 활용이 된다. 필자도 대부분의 화폐를 은행에 두지만 비상금의 형태로 집에다가 두기도 한다. 이때는 저축수단의 기능을 하게 된다. 청구권으로 미래에 손실이 거의 없이 공평하게 타인의 무언가를 얻을 수 있어야 화폐로서 기능을 할 수가 있다. 


비상금의 형태로 현금을 조금씩 집에다가 모아두었는데 이번에 엔화가치가 떨어진 것을 보고 오래간만에 엔화로 바꾸어두었다. 옛날에 일본으로 여행을 갔을 때보다 확실히 부담이 없어진 느낌이다. 보통 1:10의 비율이었는데 거의 1:11로 바꿀 수가 있다. 사람은 각자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해 서로 다르게 생각을 한다. 모두가 똑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으면 화폐를 쓸 일이 많지가 않아 진다. 


엔화의 화폐 가치가 떨어진 것은 일본이 오랜 시간 낮은 이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사람이 일본에 가면 예전보다 같은 돈으로 더 풍족하게 누릴 수 있고 일본 사람은 한국에 오면 예전보다 쓸 돈이 부족해진다는 의미다. 이자란 미래에 더 많은 노동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화폐에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보통 사람들은 미래에는 지금보다는 더 벌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국가의 힘이 강해지면 그 나라의 화폐도 강할 수밖에 없다. 달러를 찍었다가 다시 흡수하는 과정에서 여러 나라에서 곡소리가 나는 것을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힘을 알 수가 있다. 일본의 엔화 역시 아직도 강한 것이 사실이다. 지금이야 엔화의 가치가 내려갔지만 일정시간이 지나면 엔화의 가치도 올라갈 수가 있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그 나라 화폐의 흥망성쇠와 함께 간다. 고대 로마제국은 100년의 전성기동안은 물가 안정과 조세 감도, 무역 발전의 태평성대를 구가한 적이 있었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나이를 굳이 따진다면 일본보다는 젊지만 곧 일본과 비슷한 연령대의 노쇠함을 보일 것이다. 일본은 대신 한국보다 천천히 늙어갔다. 그리고 미국의 강력한 지원으로 다시 체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로 한국보다 경제성장률이 높게 보고 있다. 


화폐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저축, 유통, 지불, 가치 척도를 가지고 있을 때 오래 지속이 될 수가 있었다. 가상화폐가 쉽게 흔들리고 때론 사라지는 것은 유통을 제외하고 지불, 가치 척도, 저축의 기능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야 일본은 과소평가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입지는 한국보다 훨씬 큰 편이다. 중국이 아무리 성장했다고 하더라도 일본보다 발언력이 세다고 볼 수가 없다.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해도 OECD국가 중 반대하는 나라가 거의 없는 것을 보아도 일본의 힘을 느낄 수가 있다. 아무튼 엔화는 바꾸어두었으니 다시 비상금을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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