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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5. 2023

악귀

자본주의 세상에 세상에 권선징악이라는 것이 있을까.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가 있다. 어디까지 상당히 주관적인 정의다. 사람들이 종교를 믿는 이유가운데 대부분이 자신에게 이로운 일들만 생가라는 믿음을 바탕에 깔고 마음에 안식을 얻기 위해 믿는다.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모든 종교는 인간을 초월한 누군가가 있어서 현실적으로 제어가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해 왔다. 민속신앙이든 종교 든 간에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악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에 자신의 마음대로 안 되는 대부분의 일들의 뒤에는 무언가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여기에 인간사의 다양한 모습들이 얽히고설키면 어느새 사람은 불안함 감정을 어떤 대상에게서 해소하려고 한다. 

드라마 악귀는 김태리와 오정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김태리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지내지만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이면에 가지고 있는 여성이다. 그녀를 돕는 사람으로 대학교수이자 물려받은 재산뿐만이 아니라 겉모습은 성숙한 해상이 나타난다. 저주받은 물건에 붙들려 있지만 자신도 모르는 시기에 나이를 먹어버린 어른으로 아직 여물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 신기하게도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고 빠르게 청춘시절을 지나가게 하고 어른이 되게 만들어준다. 

개인적으로 역사적인 장소나 오래된 유물을 많이 봐서 그런지 민속학에 대해서는 익숙하다. 불교와 함께 오래된 우리의 전승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잘 알고 있는 설화, 속담, 세시풍속, 민요, 무속신앙은 모두 민속학의 분야에 포함되어 있다. 민속학을 바탕으로 사람의 뒤에 있는 악귀를 그려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씩씩하고 긍정적인 구산영이지만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악귀 같은 모습에 당황해한다. 

 난 좋은 사람이라는 자부심.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살며 작지만 소박한, 평범한 삶을 꿈꾸는 좋은 사람이지만 자신의 내면에 거짓, 탐욕, 시기, 질투.. 자신 안에 감춰졌던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고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사람은 자신 스스로조차 속이며 살아간다. 지금까지 힘들게 돈을 벌고 보람차게 살고 싶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녀는 외면했던 내면의 악귀에 당황해한다. 

하루에 이야기하는 주제 중 돈이 빠질 수가 있을까. 드라마는 원하는 돈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대신 가장 중요한 것을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보여주며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 선 두 주인공들의 선택을 통해 이 시대 돈의 의미에 대해서 다루었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 악귀는 자신의 내부에 있을지도 모른다. 누르면 누를수록 겉으로 드러나는 강렬한 욕구를 숨기기 위해 사람들은 종교로 그 모습을 가장하려고 한다. 연쇄살인범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면 사람은 자신이 사회에 부합하는 아주 선한 사람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몇 회가 되지 않았지만 드라마 악귀는 나름의 재미가 있다. 악귀는 특정 물건을 통해 온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트리거가 된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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