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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5. 2023

특별한 사망

유한계급론으로 바라본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 사건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최근 탑승한 인원이 모두 전원사망으로 추정되는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의 사건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CG로 복원된 영화 속의 타이타닉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이 들던가 아니면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해저탐험을 주도한 여행사인 오션게이트는 승객으로 국인 억만장자 사업가 해미쉬 하딩(58, Hamish Harding)과 파키스탄 사업가 샤자드 다우드(Shahzada Dawood)와 그의 아들 술레민 다우드(19, Sulemean), 프랑스인 잠수부 폴 헨리 나지올레(Paul Henry Nargeolet)가 탑승했다.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에 따르면 자본주의하의 계급사회에서는 경제적 약탈 능력이 뛰어날수록 존경을 받게 된다. 노동 없이 벌어들이는 자본가의 소득은 약탈적·금전적인 사회적·문화적 관례에 의존하는데 약탈적 본능이 사회에 지배적일 때 그들은 그걸 과시적 소비로 보여준다. 일반사람들이라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곳에 과시적으로 돈을 써서 과시하는 것이다. 잠깐 우주에 올라가는 데에 생각지도 못할 돈을 쓰고 굳이 잘 보이지도 않는 타이나닉호를 보기 위해 3억 원이 넘는 돈을 쓰는 것이다.  


그들이 돈을 쓰는 곳은 평범한 사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이어야 한다. 살면서 전혀 필요 없는 곳에 아무렇지 않게 큰돈을 쓸 수 있어야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한계급은 가치 없고 값이 비싼 것일수록 과시적 소비의 품목으로 높이 치고, 값이 싸고 유용한 것일수록 천하고 품위 없는 것으로 여긴다.

그들은 특별한 사망조차 염두에 두지 않는다. 안정성이 확보가 되지 않았던 잠수정에 타서 해저압력에 결국 내파가 되었다. 내파는 외부 압력으로 인해 급격히 붕괴하는 현상이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보스턴 해안경비대 기지에서 브리핑을 통해 타이타닉호 주변에서 발견된 타이탄의 잔해물을 확인했고 탑승자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필자는 이 사고를 소스타인 베블린이 언급한 유한계급론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약탈적인 유한계급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산의 소유가 사회적 존경의 기초가 되므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기가 속한 계층의 사람들과 경쟁적 소비는 이제 특정 명품이나 비싼 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제는 짧은 시간의 체험이라도 대다수의 사람이 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 돈이 있다면 그 무엇도 자신에게 제약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 유한한 계급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일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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