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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30. 2023

휴식의 점

휴가를 보내듯이 쉴 수 있는 하동의 카페 

필자도 좀처럼 잘하지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쉬는 것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휴식은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무언가 일이 생겨나고 처리하다 보면 안 챙겼던 것들이 보이고 그러다 보면 한 달이 지나가게 된다. 그런 것을 하지 않아도 세상이 바뀌지도 않고 인생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중간중간에 휴식을 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마치 여행지를 간 것 같은 공간의 카페를 보면 잠시 마음의 점을 찾게 된다. 그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휴식의 점이다. 

비가 많이 쏟아졌다. 이곳을 오기 전에 폭포를 하나 보고 왔는데 내린 비로 인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듯이 휘어 감아 내려가는 것이 시원하기도 했지만 더 많이 내려오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도 들게 했다. 그러다가 이곳에 도착하니 잠시 비가 소강상태가 되었다. 

하동군의 하동읍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멀리 지리산 깊숙이 들어가 있는 곳처럼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의 콘셉트는 휴가라는 생각이 든다. 커피숍 공간도 좋지만 야외공간을 잘 꾸며놓았다. 

하동은 보면 카페가 이쁜 곳들이 참 많이 있다. 하동이라는 지역의 특징인지 아니면 하동을 찾아와서 자리를 잡는 사람들의 감성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색다른 카페들이 많다. 2022년에는 귀촌이나 귀농의 인구가 줄었는데 인구이동자체가 줄어서 그렇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동을 하지 않았다. 자체적으로 이동도 줄었지만 이사나 지역 간 이동도 줄은 것이다. 음료를 하나 주문하고 이곳으로 들어와서 카페의 내부를 돌아본다.  

2층은 탁 트인 공간이 특징이다. 잘 꾸며진 카페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기보다는 자신의 집 외에 다른 색다른 공간을 찾는다는 의미다. 음료 한잔의 가격으로 자신의 집 외에 색다른 인테리어가 꾸며져 있는 공간을 빌리는 것이다. 

바야흐로 구독형 서비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구독형 서비스는 생각 외의 공간에도 적용이 된다. 앞으로는 계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들이 늘어나고 있다. 커피나 와인, 위스키 같은 음료도 구독서비스로 확산이 되어가고 있다. 무언가를 임대해서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2층에서 내려다보니 마치 여름의 휴가지와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정원의 인테리어가 눈에 뜨인다.  어느 때부터인가 힐링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더니 오랜 시간 힐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때론 카페를 찾는 모든 이들을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나름의 잔재미가 있다. 

인생에서는 사막도 있고 물도 있고 생명력이 가득 찬 풍경도 있다. 의미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건넬 수 있는 문장이라는 불빛이 필요할 때가 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로 나타나는 도착이 아니라 어딘가로 향해가는 것일 것이다. 

휴식의 점에서 진짜 행복은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져본다. 향기로운 휴식이 될 수도 있고 때론 너무 지쳐서 쉬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런 점들이 이어지다 보면 그것도 일상이 된다. 물이 깊지가 않은데 비치베드에 누워서 잠시 하늘을 바라보면 별이나 세어보는 그때가 오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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