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un 27. 2023

여름의 부케

청주의 가볼 만한 핫 플레이스 정원 수국축제

사람들에게 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꽃은 우리의 실생활에서 필요하지는 않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없어도 되지만 가격은 저렴하지 않은 그런 선물을 줄 때 보통 감정을 건드리게 된다. 풍성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많은 꽃들을 보면 사람들은 풍요를 느끼게 된다. 장미꽃만을 선물할 수도 있지만 안개꽃을 넣는 것은 풍성하게 보이려는 의도가 있다. 

여름의 부케를 느끼해주는 이곳은 청주에 자리한 베이커리 카페 공간이라는 곳이다. 충청북도 민간 정원 3호로 지정된 공간 조경은 오랫동안 조경회사를 운영해 오던 농장이 아름다워져서 청주 시민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2019년 5월에 청주 민간 정원으로 등록이 된 곳이다. 카페와 베이커리가 있어서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이곳은 정원 자체가 아름다운 곳이지만 특히 이맘때에 수국이 아름답게 피어나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결혼을 할 때 신부에게 꼭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부케다. 처음에는 화관, 화환으로 이어지다가 손으로 들 수 있는 부케가 되었는데 꽃은 기쁨, 새로운 삶이나 사랑을 상징하며 오래전부터 악으로부터 보호를 상징했다고 한다. 

꽃다발을 하나만 들어도 부케가 될 것 같은 느낌의 수국이다. 신부의 부케는 아름다운 신부의 드레스처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져서 아주 가까운 여자 손님이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전에는 등을 돌리고 어깨너머로  여성들이 있는 곳에다가 던진 적도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정해서 부케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 장마는 변형된 장마의 모습으로 찾아오고 있다고 하는데 다행히 이날은 맑은 하늘이 수국의 모습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수국중 블루계열이 시원하면서도 깔끔해 보여서 좋아한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끼리 와서 수국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쁘다. 솔직히 카메라 셔터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찍는 모습만 볼 수가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수국으로 정원을 꾸며놓는 곳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수국이 오래 피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풍성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양한 색의 수국과 푸른 녹음이 어우러져 초여름 매력의 절정을 알리고 있는데 수국 만개 시기는 6월 말 장마철을 거치면서 꽃이 만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국이 피어 있는 길의 이곳저곳으로 그냥 걸어 다니다 보면 자연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준다. 이곳은 현지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주변 숲과 어우러진 다양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게 해 준 것이 특징이다.  

공간수국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도 보인다. 일본 나가사키시는 아예 시화(市花)가 수국이다. 독일 출신 지볼트라는 식물학자는 일본의 수많은 식물을 연구했는데 한국의 소나무와 잣나무에 학명을 붙이기도 했다. 그는 일본식물지에 사랑하는 여성의 이름을 따서 수국 학명을 히드랑게아 마크로필라 ‘오탁사’(Hydrangea macrophylla ‘Otaksa’)라고 명명했다. 

사랑하는 여성과 만나서 결혼하고 그 수국을 마치 특별한 부케처럼 이름을 붙여준 것만 보아도 참 아름답지 않은가. 날이 더워서 그런지 야외로 나와서 음료나 빵을 먹는 사람들은 눈에 뜨이지 않았다. 

창밖의 자신의 자태를 보여주며 심어져 있는 소나무를 보면서 한 잔의 커피와 맛있는 빵을 먹는 것도 좋지만 해가 이쪽으로 들어오고 있어서 사람들이 안쪽에 대부분 앉았다. 

요즘에 카페나 베이커리를 많이 소개하다 보니 일반적인 카페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많은 빵들이 사람의 손을 기다리고 있다. 이 정도 규모의 카페는 직원수도 적지가 않다. 

이 친구는 맛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마치 앵그리버드의 캐릭터처럼 보이기도 한다. 부케 중 은방울꽃을 부케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미국의 배우 그레이스 켈리도 은방울꽃 부케를 사용했다. 그 은방울 꽃과 어울려 보이는 빵이다. 

이곳을 찾아갔으니 맛있어 보이는 빵을 구입해 보았다. 요즘에는 빵 하나의 가격이 한 끼 식사와 거의 같을 정도로 가격대가 있다. 빵 좀 몇 개 집어넣으면 5만 원은 금방 채울 수 있다. 돈을 쓰고 싶은 분이라면 마음껏 포장해도 좋다. 

지볼트가 사랑했던 구스모토 오타기로 인해 올해 여름의 부케는 수국이 되었다. 요즘에는 부가 캐릭터라고 해서 부캐가 많이 언급되기도 하지만 부케라고 하면 설렘이 있다. 6월의 어느 날 공간을 찾아가 이 꽃을 발견하는 사람은 아마도 마음속에 다시 찾아든 새로운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빵의 감칠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