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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4. 2023

구례 수락폭포

숨 넘어갈 듯이 매력적으로 떨어지는 폭포수

지리를 잘 알기에 지리산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지만 하동과 구례에 걸쳐져 있는 지리산은 가장 많이 가는 산이기도 하다. 구례는 택리지에 3대 3 미의 고장으로 어머니 품같이 아늑한 지리산과 청정하천 섬진강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구례읍에서 화엄사, 노고단, 반야봉을 거쳐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종주 등반의 시발점과 종점으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를 잇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는 길 위에 자리한 수락폭포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속도의 문화를 느림과 성찰의 문화로, 수직의 문화를 수평의 문화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소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락폭포로 가는 길목에는 마을 여인네들이 빨래터로 사용했던 공간도 그대로 남아 있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다가 잠시 멈추기도 한다. 지리산 온천욕은 게르마늄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삶의 에너지와 감성을 충전하기에 좋은 곳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면서 사색의 여유를 가져볼 수 있는 곳이다. 

곳곳에 마을에 대한 소개와 이야기가 쓰여 있다. 산동면 소재지인 원촌마을에서 4km 거리인 수기리에 위치한 수락폭포는 하늘에서 은가루가 쏟아지는 듯한 아름다운 풍치를 간직한 곳이라고 한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낙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혀보려다가 물귀신이 될까 봐 그냥 멀리서 구경만 해본다. 

비가 많이 내린 덕분인지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멀리서도 수락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의 소리가 천둥처럼 들려온다. 

여름휴가 어디로 갈지가 고민된다면 수락폭포도 리스트에 올려놓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실제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의 2013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락폭포에서 다량의 산소 음이온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래서 허리 통증이나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 쉴 새 없이 아래로 빠르게 흘러내려가고 있다. 

7월의 신록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초여름에 가장 아름다움을 뽐내는 수국은 보라에서 진분홍, 쿨한 느낌을 주는 파란색, 핑크빛 연분홍과 백옥처럼 하얀색으로 울긋불긋 제철을 맞을 때 수락폭포의 위세도 당당하게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수락폭포는 동편제 판소리의 대가인 송만갑(1865~1939)씨가 득음을 위해 수련했다는 곳이기도 하다. 다음번에 기회가 있다면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볼 생각이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가 된 것처럼 안쪽으로 들어가면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폭포 주변 언덕 숲 속엔 나무 데크로 만든 짧은 산책로가 설치돼 있기에 가족과 연인 등 부담 없이 걸으며 폭포와 주변 관경을 감상하기 좋으며 주변엔 편의시설이 많아 가족 피서지로도 유명하다.

깊은 산속에서 굽이굽이 흘러온 물줄기가 높이 15m 절벽 아래로 떨어져, 소리만 들어도 더위가 싹 가신다. 낙차가 큰 물줄기를 맞으면 더위가 사라지는 건 물론, 마음까지 후련해진다. 폭포수의 차가운 기운이 온몸 구석구석 스미는 느낌을 받게 만들어주고 있다. 하늘에 닿을 듯한 산맥들이 이어지며 만들어내는 산세가 일품인 지리산에서 비를 흠뻑 머금고 뿜어내는 에너지가 이곳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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