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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8. 2023

미호강 물난리

하천의 관리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현재 미호강이라고 불렸던 미호천은 국가하천으로 승격이 되어 있다.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감우리 보현산(482m) 북쪽 계곡에서 발원해 충청북도 진천군·청원군을 지나는 큰 강이기도 하다. 보통 4대 강등이 잘 알려져 있지만 중부권을 흐르는 강으로 미호강은 상당한 수량을 가지고 있는 강이다. 자주 지나다니면서 보이던 미호강에서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  

고산자 김정호가 저술한 대동지지(1861~1866년) 산수(山水) 편에 동진강(東津江), 진도(津渡) 편에 동진(東津)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지금은 미호강이라고 부르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릴 때는 미호강변은 모두 물이 가득 찰 정도로 수량이 많은 곳이다. 그만큼 구석구석에 강의 흐름이 막히게 되면 언제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강이다.  

물의 흐름을 비교적 용이하게 위해 사용하는 것이 펌프다. 펌프의 비교회전도는 펌프의 성능이 최고가 되는 상태를 나타내기 위한 회전수로 각각 치수가 다른, 기하학적으로 닮은 impleller가 유량 1 ton/min을 1m 양수하는데 필요한 회전수를 말하는데 비속도라고도 한다. 이번 사고에서 문제가 된 요인 중에 하나가 펌프다. 국가하천, 지방하천, 기초지자체, 광역지자체, 국가등의 책임이 명확하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자동으로 동작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면 사람의 힘으로 제어가 불가능해진다. 사람이 아무리 계산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물이라는 동적인 물질이 가진 에너지는 제어가 불가능할 때가 있다. 음성에서 내려오다가 남동쪽으로 계속 흘러 초평면 남단에 이르면 동쪽에서 흘러오는 보강천(寶崗川)을 받아들인 뒤 서남쪽 청주를 거쳐 부용면 부강리에서 금강(錦江)과 만나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구조물을 필요에 의해 만든다. 어떤 구조물은 자연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하고 어떤 구조물은 자연의 흐름에 그냥 순행한다. 옛사람들이 현대인들보다 더 현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구조물들이 적지가 않다. 

이곳은 미호강으로 흐르는 진천의 농다리가 있는 곳이다. 물이 엄청나게 흐르고 있는데 농다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농다리의 구조가 물의 흐름에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역류 같은 현상이 거의 생기지가 않는다. 물을 막고 있는 구조물은 반드시 수압이 생겨나게 된다. 단위면적당 받게 되는 수압은 계산할 수가 있지만 가건물 같은 구조물은 그 수압에 맞게 설계가 되어 있지 않다. 

고려 때 축조됐다고 전해지는 얼기설기 쌓은 돌다리인 농다리는 이번 장마에도 손실 없이 그 모습을 지켜내고 있다. 천년이라는 시간의 힘이 가진 구조물과 현대의 기술을 사용해서 만든 다리라고 하더라도 폭우에 쉽게 쓸려나가는 것을 보면 기술적으로 얼마나 진보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탁 트인 이곳에도 많은 물이 흘러내려가고 있다. 점점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더 많이 내리고 내리지 않는 곳은 상당히 오랜 기간 내리지 않고 있다. 주변에는 정자, 산책로, 초평저수지까지 연결된 수변데크 등이 조성되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으며, 신비로운 다리모양과 주변풍경이 잘 어우러져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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