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핀 감영

여름색채가 다채롭게 그려진 원주 강원감영

병마절도사 이하는 모두 말에서 내리라(節度使以下皆下馬)”는 하마비(下馬碑)가 세워진 강원감영(江原監營) 뜰 연꽃이 피는 마당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1895년까지 강원감영은 강원도를 관할했던 조선시대 관찰사의 업무청사였다. 현재 춘천에 자리한 강원도청과 같은 역할을 했던 곳이다. 1895년은 고종 32년으로 역사에 남을 일이 벌어진다. 당시 조선 주재 일본 공사인 미우라 고로를 중심으로 일본군 공사관 수비대와 경관, 일본군 경성 수비대 일부, 일본인 낭인들, 조선군 훈련대가 경복궁에 무력으로 침입하여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乙未事變)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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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5년(태조 4년)에 처음 감영이 설치되었으며, 1895년(고종 32년)에 8 도제 종식되고 새로 23부제가 실시될 때까지 약 500년 동안 존속하였던 포정문(布政門)으로 들어가면 강원감영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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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감영은 그냥 예스러운 공간만이 아니라 공연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원주를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파쇼나타 윈드오케스트라, 뮤지컬 배우 여은과 이젤 협연 공연 무대가 열렸다. 오는 10월까지 월 1회씩 진행되며 오는 8월 12일에는 오친동밴드와 해비치밴드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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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임금의 아내인 인열왕후(仁烈王后)가 태어난 것을 기념하는 비각인 어서비각(御書碑閣이 이곳에서 동남동쪽 약 300미터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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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감영의 중심건물인 선화당(宣化堂)은 종 2품 관찰사 업무 공간이며 청음당(淸陰堂)은 관찰사를 보좌하는 종 5품 도사(都事)의 업무 공간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은당(戴恩堂)이 있는데 지금의 관사처럼 관찰사 가족의 생활공간인 내아(內衙)의 중심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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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물이 흐르는 곳이 합쳐져서 풍류라고 부른다. 단순한 바람과 물흐름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 파악되어야 하는 자연이다. 풍류란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 멋이 있는 것, 음악을 아는 것, 예술에 대한 조예를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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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관풍각(觀風閣)으로 감영 후원의 연못에 있던 누각과 감영 후원의 연못에 있던 누각인 봉래각(蓬萊閣)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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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피어난 연지의 정자에서 머물면서 한 잔의 차를 마시는 것이 어울리는 날이다. 자기중심의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관계의 세계로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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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린 비로 인해 연꽃과 연잎이 더욱더 선명해지고 있다. 풍류를 즐기기에 좋은 감영이다. 매일매일 이곳에서 일상을 보냈을 관찰사와 비가 내리는 날에는 때론 부침개를 붙이고 시중을 드는 ‘아랫것’들도 풍류를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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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 도심중심에 자리한 강원감영은 오랜 시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처럼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다양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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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의 강원감영으로서의 역할은 1895년까지였다. 을미사변이 일어났을 때 소식이 전달되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과 지역정체성 확보에 있어서 원주의 강원감영, 삼척의 죽서루, 나주의 객사 금성관, 양주의 관아, 강진의 전라병영성 등이 복원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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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날이어서 고택의 안쪽에 앉아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비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 내리는 비를 가장 많이 머금은 잎으로 연잎만 한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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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울망울 물방울이 모여든 연잎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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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선조들은 청량한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며 더위를 이겨냈다고 한다. 국내에는 평생 한 번만이라도 다 가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피서 명당이 넘치지만 푸른 숲과 시원한 풍광, 아름다운 연꽃이 드리워진 강원감영을 찾아 더위로 지친 시름을 달래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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