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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9. 2017

몽키킹 2

서유기의 매력을 잘 살린 영화

몽키킹 2는 손오공의 탄생에 이은 속편으로 서유기 여정의 시작을 다른 작품이다. 고대국가가 세워지던 시절에는 지식을 담은 책은 아무나 구할 수 없는 귀한 물건으로 경전을 구한다는 자체는 국가적으로 추진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 역시 인도에서 경전을 받아들여 불교를 포교했으며 중국으로 전래된 불교는 고구려, 전라남도 지방의 법성포를 통해 백제로 흘러들어갔다. 


서유기는 캐릭터가 살아있는 작품이다. 현장법사를 비롯하여 수백 년을 살아온 손오공과 무식하게 생겼지만 겁이 많은 저팔계와 사오정을 데리고 기나긴 여정 속에 깨달음을 얻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실 서유기의 주인공은 실존했었던 인물 현장이다. 삼장법사로도 올려진 그는 602년에 태어나 664년에 사망하였다. 사람들은 서유기를 읽고 손오공을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여행 가이며 불교학자, 승려, 철학자였던 현장은 여행 견문기인 '대당 서역기'를 집필하여 인도, 파키스탄, 네팔 등의 고대 역사와 지리, 고고학을 연구하는데 기반을 마련하였다. 


몽키킹 2는 영화 속의 의상이 화려하고 색감이 참 아름다운 영화이다. 다른 국가들의 색깔이 잘 그려냈는데 요괴로 나오는 공리가 특히나 아름답게 그려진 듯하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손오공은 힘까지 가진 능력자이지만 젊은 현장법사의 깨달음에는 미치지 못한다. 현장은 어릴 때부터 다른 아이들과 달리 독서를 즐기고 사색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넘쳐나는 지식욕을 채우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그가 이루고 싶은 것을 못 이루었다고 한다. 당시 국가와 국가를 여행한다는 것은 중죄에 해당하는 일로 중국에서 서역으로 가려는 그는 엄청난 역경을 거쳐야 했고 수많은 고난을 겪었다. 후대에 기술된 서유기에서는 그의 힘든 여정을 손오공 같은 캐릭터를 넣어 완성시킨 것이다. 

마침내 인도에 도착하여 석가가 수도하던 곳에서 그는  '앞서간 사람들을 볼 수 없고, 뒤따라올 사람을 만날 수 없음'에 한탄해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몰래 도망치듯이 당나라를 떠났던 현장은 인도와 여러 국가에서 얻는 불경을 가지고 귀국할 때는 금의환향을 했다. 손오공은 수백 년을 살아왔지만 자신의 존재에 집착하는 아집이 있었고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은 경전에 집착하였다. 현장이 주장한 내용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아(我, 나의 존재)와 법(法, 불경)은 의식이 변화해서 나타난 것에 불과하며, 모두 진실한 존재가 아니므로 아집(我執, 나의 존재에 집착하는 일)과 법집(法執, 경전에 집착하는 일)을 깨뜨려야만 성불(成佛, 부처가 되는 일)할 수 있다'라고 한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은 선과 악의 경계선에서 헤매고 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놓은 것에 불과한 법에 모든 것을 기댄다. 손오공은 서역으로 가는 길에 현장과 선악에 대해 끊임없이 다투는 존재다. 우리의 마음은 선과 악, 그 중간 상태인 무기(無記)의 인자를 포함되어 있다.  나(我)의 인격은 의식을 거쳐 도달하는 단계로 표현되는데 선을 표현하면 선인이고 악을 표현하면 악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나이를 먹은 만큼 현명해졌다고 착각하지만 그것은 맞지 않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어떤 이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깨달음을 가졌으며 어떤 이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아집과 고집만 늘어난다. 인간의 수명은 길어야 100년 남짓이지만 윤회가 있다면 깨달음의 깊이는 더 해질 수 있다. 


몽키킹 2는 생각보다 재미있는 영화다. 불세출의 영웅이었던 제천대성 손오공보다 현장법사의 깨달음이 더 와 닿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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