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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0. 2023

초전도체의 허상

인류의 미래를 바꿀 그런 기술이 그렇게 쉽게 나오다니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등장한 타노스가 쥔 장갑에 박힌 다섯 개의 돌로 인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노재로 거듭이 난다. 영화 속에서 표현된 모습을 보고 실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도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모습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대부분이 아닐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최근 초전도체 기술에 대해서는 그런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 드물었다. 과학을 모르는 것인지 기술에 대한 몰이해인지 몰라도 그 사실 하나만으로 주식시장이 급락을 거듭했다.


주식을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해 본 사람이라면 주식시장에 허상이 얼마나 많고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강원랜드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것 같은 모습이랄까. 누군가가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나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정보를 각종 뉴스와 적당하게 버무림 해서 나온 정보를 마치 진실처럼 퍼트린다. 돈에 대해서는 누군가를 믿는 것만큼 가장 어리석은 짓은 없다. 그것이 아무리 선의에 의해서 정보를 주었다고 하더라도 정보의 원천자체가 잘못되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초전도체라는 것은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모든 에너지는 손실이 있다. 아무리 설계를 잘하고 천재적인 과학자가 이론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에너지 손실은 존재한다. 그 에너지 손실이 없게 되는 특별한 조건들이 있다. 예를 들면 절대온도인 -273가 되었을 경우다. 살아가면서 그런 상태를 만든다는 자체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므로 현실적이지 않다.


상온에서 동작하는 초전도체가 만일 미래에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안타깝지만 국내기업은 아닐 것이다. 과학분야에서 노벨상 하나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배출할 수 없는 한국의 교육현실에서 그건 불가능한 꿈이다. 외국에서도 그런 이론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실제 상용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아마 지금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그런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은 그냥 과학도 모르겠고 실체도 모르겠지만 도박에 참여를 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매릴랜드대 응축물질이론센터(CMTC)는 8일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이제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 LK-99는 실온(또는 심지어 매우 낮은 온도)에서도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CMTC는 “그것은 매우 높은 저항성을 갖는 불량 품질의 재료다”라며 “끝났다. 진실과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 데이터가 말해 준다”라고 밝혔다.


만약 미래에 초전도체가 발명되었다면 미래를 그린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들처럼 생고생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인터스텔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 공식이었다. 그 공식이 있음으로써 인류가 탈출할 수 있는 거대한 우주선을 지구에서 띄워 올릴 수 있다는 설정이었다. 만약 초전도체가 있으면 그런 이론 따윈 필요 없었다. 어차피 그런 우주선을 띄워 올리는 것은 가능하니 말이다.

모두가 타노스가 가진 장갑처럼 절대적인 힘이나 절대적인 정보가 자신에게 올 것이라는 꿈을 꾸면서 살아간다. 그렇지만 그런 장갑은 없다. 생각이 결국 사실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원자력의 힘이나 파괴력이 만들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초전도체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넘어설 만큼의 혁명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물리학의 관점을 바꿀 수가 있다. 사람도 아무렇지 않게 공중을 날아가니면서 살아갈 수 있고 에너지는 손실이 없이 전달이 되기 때문에 지구 환경자체가 바뀌게 될 것이다.


미래를 상상해 보고 그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생각해 보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그런 정보들이 주식시장이나 정보로 둔갑하는 순간 인간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재료에 불과해진다. 한국사회는 점점 더 퇴보한다는 느낌은 왜인지 모르겠다.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직업군에 대한 수요는 적어지고 돈만을 쫒는 사람들이 들끓고 있게 된 미래에 타노스 같은 존재가 생겨나지 않으리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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