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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1. 2023

여행의 미학, 옥천 편

밖에서 보는 세상, 안에서 보는 풍경 이야기 

날은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다. 어떤 날은 좋고 어떤 날은 힘겨울 때가 있다. 지나고 보면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어느새 일주일이 되고 한 달, 계절이 바뀌고 1년이 지난다. 그때 무엇을 했었나를 돌아보면 기억이 희미해질 때가 있다. 마치 수채화를 그릴 때 물을 너무 많이 넣어서 희미해진 것처럼 말이다. 비옥한 옥()을 사용하는 옥천은 때론 투명과 불투명의 회화가 겹쳐질 때가 있다. 

옥천의 군북면이라는 곳은 대전과 맞닿아 있는 곳으로 옥천군에서 대청호의 아름다운 곳은 모두 담았다고 할만한 곳이다. 군북면에는 옥천의 이지당, 부소담악, 수생식물학습원 그리고 청풍정도 모두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밖에서 보이는 세상은 하늘을 파랗고 물은 태풍 때 내린 비로 인해 짙은 황색이 가득한 것이 대비가 되어 보였다. 그렇게 진한 황색에도 하늘의 푸른색이 비치는 것을 보면 조금은 신비하게 보이기도 한다. 물은 무언가를 비추는데 항상 그 변함이 없다. 투명해 보이는 비를 내리는 구름은 어둠을 품은 먹구름이다. 필자도 자신 속의 어둠에서 맑음을 꺼낼 수 있을까. 

청풍정의 건립연대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조선 후기 참봉 김종경이 세운 정자였는데 현재 청풍정은 1993년 옥천군에서 정면 3칸, 팔작 기와지붕으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수몰 이전에 청풍정은 금강물이 굽이쳐 흐르다 절벽에 부딪쳐 소를 이루고, 버드나무가 4km 넘게 뻗어 있던 곳에 자리한 정자였다고 한다

청풍정에는 기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금강의 너울을 타고 흘러서 도착하는 곳이다. 옥천의 깊은 골짜기 사이를 굽이쳐 흐르다가 병풍처럼 펼쳐진 부소담악의 기암괴석과 황토색의 대청호에도 비추어지는 맑은 하늘이 어우러지는 곳이다. 청풍정을 등지고 좌측으로 돌면 금강변의 검은색 바위에 글이 새겨있는데 명월암(明月岩)이라고 쓰여 있다. 

군북면의 구석구석에는 다양한 색채의 카페들이 있다. 어떤 카페를 좋아하느냐는 개인의 취향이다. 한 곳씩 들려보는 것도 남다른 재미가 있다. 탁 트인 곳에서 브런치를 먹어보기 위해 들려본다. 

맑은 하늘과 더운 날씨가 대비되는 공간이다. 밖에서 보이는 세상은 기녀의 아름다운 세상이 있고 안에 들어가서 보니 대청호의 풍광이 보인다.  

빵과 피자로만 식사를 해보는 것은 오래간만이다. 빵을 많이 먹었더니 빵빵해진 것이 운동을 해야 할 듯하다. 시원한 수박주스를 먹으며 의도하지 않았던 땀으로 인해 흘린 몸을 조금 채워본다. 

밖에서 보이는 세상을 위해 금강을 따라 펼쳐진 옥천의 명소를 잇는 여행길에는 11개소가 선정되어 있다. 11곳은 옥천유채꽃 단지, 어깨산 봉우리, 금강유원지∼안남 독락정, 둔주봉에서 본 한반도 지형, 향수호수길, 장계관광지, 군북 청풍정, 방아실 수생식물원, 부소담악, 이지당, 독산 상춘정 등이다.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수집한다. 수집의 이유도 모두 다르지만 아무것도 수집하지 않는 사람은 사실 없다. 필자는 여행의 미학이라는 자신만의 서랍에 지역의 명소를 수집한다. 마음에 품은 풍경 하나쯤 더해지면 우리의 삶은 조금은 더 따뜻해질지도 모른다. 오늘도 성실하게 여행의 미학을 채워줄 장소를 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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