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전수회관 기획공연 대전향제줄풍류
우리는 왜 문화를 만들어내고 소비하는 것일까.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으로 인해 우리는 다른 국가의 문화를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콘텐츠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민족의 고유한 문화를 비롯하여 오랜 시간 전해져 온 독특한 문화와 그 시대를 아우르는 현실이 묘하게 어우러지게 된다. 읽는 것은 자신이 직접 의지를 가지고 접근해야 하지만 듣는 것은 의지를 가지지 않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람이 귀로 들을 수 있는 수많은 소리가 있지만 그중에 줄을 이용해서 내는 소리의 줄풍류가 있다.
대전전통나래관에서는 대전의 전수회관 기획공연으로 대전향제줄풍류의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전수회관 기획공연은 오는 8월 26일 토요일 15:00시에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살풀이춤을 만나볼 수 있다. 줄풍류란 말 그대로 줄을 이용하여 연주하는 악기인 현악기를 중심으로 연주하는 현악합주이다. 비슷한 연주로 관악협주라는 대풍류가 있는데 악기 편성에 따라 음악의 음색과 음량이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데 실내악 연주를 통한 정서의 오감을 통하여 상호 유대를 강화하고 고금문화를 즐기던 선비의 문화이기도 하다.
예전에 가야금을 배울 때 자주 보았던 분도 대전향제줄풍류의 연주자이기도 하다. 그때 같이 배웠던 학생도 이제는 연주단에 합류하여 같이 연주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야금 줄이 끊어져서 어쩔 줄 몰라할 때 아무렇지 않게 줄을 묶어주었던 것이 벌써 몇 년 전이다.
줄풍류의 경우 거문고, 가야금, 앙금과 피리 등의 현악기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줄풍류의 각 악기는 하나씩으로 편성하되 거문고와 가야금의 음량이 조화되는 주법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대금, 세피리, 해금, 장구, 단소등이 함께하기도 한다. 외국의 오케스트라가 다이내믹한 느낌이 특징이라면 줄풍류의 합주는 정적이면서 조화를 강조한다. 줄풍류에서 연주되는 음악들은 궁중음악이 주를 이루었으나 조선 후기에 풍류방이 주된 음악이 되어 다양한 변주곡도 만들어졌다.
이날 연주는 대전향제줄풍류 보존회의 염불, 타령, 권정옥의 춘설, 강주희의 꽃이 피고 지듯이(영화 사도 OST), 상사화 (드라마 역적 OST), 대전향제줄풍류 보존회의 뒷풍류, 정선이의 출강, 강주의, 이강영의 천년학(영화 서편제 OST)이 이어졌다.
대전전통나래관에서는 주말이 되면 이곳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가 있다. 모든 것이 무료로 자신이 하고 싶은 체험을 신청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할 수가 있다. 2023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활성화 사업으로 무형문화 탐구생활 수업교실로 지난 7월 8일부터 9월 23일까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전 세계의 어느 곳을 가든지 간에 명문가라고 하면 대대손손 내려오는 가치 있는 것이 하나 이상쯤은 가지고 있다. 그 대상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대를 이어 보유하는 저택일 수도 있고 고택이나 자산 혹은 그림 같은 예술작품이 있을 수 있다. 역사에서 한 사람의 생은 짧지만 대를 이어 내려오는 가치는 영원하다. 그런 가치를 가진 것 중에 무형문화재도 포함이 된다.
지금은 제기를 차면서 노는 아이들은 많지가 않지만 제기는 가장 다이내믹했던 놀이도구 중 하나였다. 한지로 제기를 만들어서 가져갈 수가 있다. 전통문화가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 되고 시대를 리드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문화유산의 미래가치를 창조하기 위하여 설립된 곳으로 사라져 가는 무형유산을 올바로 전승하고, 공연, 전시, 전통의례 재현 등의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문화는 자연발생적 현상으로 인간은 문화를 가진 종류의 생물체로 진화를 해왔다. 가야금은 경북 고령군을 다니면서 자주 접하게 되었고 줄로 연주되는 악기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게끔 되었다. 무형문화재는 사람임과 동시에 이전문화와 동시대의 문화를 담고 있다.
스토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이 된다. 강주희가 연주하는 꽃이 피고 지듯이 잔잔한 반주와 애절한 멜로디가 어우러진 곡으로 사도세자의 안타까움과 고단함, 애환을 담아냈다.
보통 줄풍류와 대풍류는 악기 연주법에서 차이가 있는데 대풍류는 높은 음역에서 역취법을 많이 쓰면서 장쾌한 주법으로 연주하며 줄풍류에서는 음향을 크게 하지 않으면서 해금은 원산을 복판에 놓지 않고 가장자리로 옮겨 음량을 줄이며, 장구의 경우도 가장자리를 쳐서 음량을 맞춘다.
이날 대전향제줄풍류보존회에서 주관한 대전향제줄풍류에 출연한 연주자들은 고정민(양금), 정선이(거문고), 박은형(피리), 윤치학(대금), 임무열(해금), 권정옥(장구), 강주의(생황), 이강영(색소폰)이다.
무형문화재는 선조들이 물려준 의식주, 놀이, 공예를 보통 말한다. 공연의 색깔은 느끼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가 밖에 없다. 산 너머 하늘까지 파랗게 물들면서 그 아래의 나무는 하늘과 달리 붉디 붉어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풍류는 바람 ‘풍(風)’자와 물 흐를 ‘유(流)’자가 합쳐져서 된 풍류라는 말은 단순한 바람과 물 흐름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공연의 색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