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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비빔밥

하동의 쌍계사로 가는 길목에서

경험해 보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누군가의 관점에 의해 전달이 된다. 어떤 경험은 축소되어 전달되기도 하고 어떤 경험은 포장되어 전달되기도 한다. 초록의 녹음과 포근하게 안아주는 느낌의 산이 자리한 곳으로 경남의 하동군이 있다. 4월이 되면 벚꽃이 만개하면서 장관을 이루는 이곳은 십리벚꽃길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길고 긴 화사한 분홍빛의 꽃이 피어난 곳이다. 여름에는 어떤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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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쌍계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토속적인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람마다 어느 곳을 가도 좋겠지만 중간에 자리한 한 음식점을 들어가 본다. 더덕을 넣은 비빔밥을 먹어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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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 보면 시간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있다. 많은 퍼즐 조각들이 앞에 높여 있다. 인생의 퍼즐은 정말 다양하고 다채롭다. 아직도 퍼즐조각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어떤 풍경을 만들게 될지는 자신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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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보는 하동이지만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이곳을 방문했던 기분과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만나게 된다. 때론 여정의 길목에서 깨달음을 얻게 된다. 큰 변화를 원하면서 떠난 여행길은 아니었지만 여행의 시간이 쌓여서 자신을 이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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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영업을 한 음식점을 찾아서 들어가 보았다.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면서 아침에 보았던 하동의 첫인상을 기억해 보면서 더덕이 들어간 비빔밥을 주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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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예로부터 금강산, 한라산과 함께 한반도 삼신산(三神山)으로 꼽혀왔던 산이다. 산이 좋기 때문에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고 하여 지리산(智異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지리산에서 채취된 나물로 만들어진 비빔밥을 먹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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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의 산채에는 풍부한 섬유소와 칼슘, 인, 칼륨, 단백 질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제철에는 주로 생으로 먹지만 건조했다가 사시사철 먹기도 하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햇더덕을 얇게 저며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들겨서 찬물에 담가 우려낸 다음, 꼭 짜서 참기름으로 무치고 양념장을 골고루 발라가면서 석쇠에 구워낸 더덕구이도 좋지만 비빔밥에도 꽤나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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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묵을 먹어보지 않은 것이 오래되었는데 오래간만에 도토리묵을 먹어본다. 우리 몸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도록 돕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마음도 편안해지는 진정한 몸보신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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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비빔밥을 진주나 창녕, 하동에서는 비빈밥이라고도 부른다. 시원 맹맹한 콩나물국은 자극적일 수도 있는 비빔밥의 양념을 살포시 잠재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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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든 간에 다름을 아는 것과 차이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 가면 한국인의 기상이 여기서 발원된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잘 비벼서 한 그릇을 먹어보고 나니 다시 하동을 돌아볼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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