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17. 2023

밤이 익어간다.

학당(學堂)이 자리 잡은 곳의 밤 익는 풍경

공주가 밤으로 유명한 지역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충청남도에서 밤으로 유명한 다른 지역들도 있다. 매운 고추의 대명사처럼 생각되는 청양군에도 밤이 유명하다.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칼슘까지 풍부한 밤은  8월 하순~10월 중순에 수확하기 때문에 가을을 대표하는 먹거리 중 하나이다. 밤은 영양소가 복합적으로 들어있어 다이어터들에게도 좋은 식품으로 다른 것을 먹지 않고 밤만 먹으면 된다. 

9월이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8월의 비는 대부분 모두 내린 듯하다. 청양에도 많은 비로 인해 피해가 많았다고 한다. 청양 지천은 미호종개가 서식을 하고 있다. 물고기만으로 서식지 훼손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더 이상의 개체수 감소를 막기 위해 2011년 9월 5일에 천연기념물 제533호로 지정되었다.

청양에도 읍내에 청양향교가 있지만 지역마다 서당과 같은 곳도 곳곳에 있었다. 학문의 전당인 학당(學堂)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학당리’라 불리는 곳은 밤마을이라고 불릴 정도로 밤나무가 지천에 있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을 ‘여의실(如意實)’이라 명명했는데 이 또한 학당이 있었기에 학당에서 익힌 학문을 통해 ‘뜻을 이루게 되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밤을 많이 주어보았지만 밤이 익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때가 있다. 밤송이가 활짝 벌어져 내부의 밤을 손쉽게 빼낼 수 있을 정도로 잘 익은 밤을 그 자리에서 바로 까서 먹으면 정말 맛이 좋다. 떨어진 밤송에서 서너 개쯤 주워 먹으면 이 맛에 여행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열매에는 과육 속에 딱딱한 씨앗이 있지만 밤에는 따로 씨앗이 없다. 그 자체가 열매이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그래서 수많은 가시들이 보호하도록 주변을 감싸고 있다. 

학당리의 여의실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고목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고목은 마을에서 고목제를 올리고 있다. 이 마을에서 태어났던 사람들이나 이 마을을 떠난 사람들도 이 고목을 기억한다. 항상 그자리에서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있을 그 나무로 인해 고향을 그리워할수도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섬 그곳에 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