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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전어

창원 진동리유적이 자리한 곳의 진동전통시장

요즘에 때아닌 회를 먹는 캠페인을 벌이는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도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모양이다. 제대로 된 성인이라면 특정 정치인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신이 무엇이라고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냥 직업으로 정치인을 선택했을 뿐이다. 확실한 정보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없고 굳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먹기에 불편하거나 안전하지 못하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소비를 안 하는 것이다. 이 사회가 전체주의도 아니고 때아닌 강요를 하는 느낌이다. 물론 매일 사준다면 조금은 덜 안전해 보여도 잘 먹어줄 수는 있다. 사줄 것도 아니면서 안전하니 사서 먹으라는 심보는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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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개설된 상가건물형의 진동시장은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진동리에 개설된 전통 시장으로 매월 4·9일 오일장이 정기적으로 개장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지방의 작은 전통시장은 오전이 활성화되고 오후가 조금만 늦어지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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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시장 근처 청동기시대의 유적지를 볼 수 있는 진동리 유적지가 가까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 좋은데 가을 먹거리인 꽃게와 전어도 보인다. 꽃게가 요즘 정말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 1kg에 20,000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도 먹을 수 있으며 특히 진동면은 미더덕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미더덕을 사가는 사람들도 적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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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작지 않은 꽃게들이 있다. 진동 전통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바다와 바로 맞닿아 있어서 가장 많은 종류가 바로 해산물이다. 통상적으로 봄보다는 가을에 어획량이 많아 어업인은 가을 꽃게잡이에 큰 소득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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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에 가득 담긴 전어도 보인다. 전어는 전체 생선 중 멸치와 더불어 가장 저렴한 어종 중 하나로 이 싸기 때문에 한번 출항할 때 많은 양을 잡아와야 한다. 전어는 잡히는 지역마다 맛이 아주 약간씩 다르다. 대부분 초고추장에 찍어먹기 때문에 그 차이는 잘 모르지만 바다의 해류흐름에 따라 전어도 성장하는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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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시장의 한편에서 팔리고 있는 소금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길게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소금가격이 요동을 치기도 했다. 사람은 모든 것을 알 수가 없다.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 늦기 때문에 사람은 안전에 민감한 존재이다. 우리가 먹는 모든 것에 기초가 되는 소금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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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의 전통시장을 방문해 보면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지도 않은 농산물을 가지고 나와서 팔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살아 숨 쉬고 그 숨 속에 생명이 담겨 있다. 끝없이 받아들이고 끝없이 내보내면서 살아간다. 자연이 비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모르는 것을 두려워한다. 정치인들은 회를 먹으면서 안전하다고 말만 하지 말고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돈을 좀 썼으면 좋겠다. 얼마나 안전하면 자신의 재산을 털어가면서 먹이려고 하는지 그 진정성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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