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동의보감촌 입구에 자리한 가락국왕 덕양전
산청에서 열리게 되는 항노화엑스포를 보기 위해 가다 보면 규모가 작지 않은 건물들이 나온다. 서원이나 향교가 아닌 역사 속에서 사라졌으며 사람들에게 한동안 잊혔던 가락국에 대한 흔적이다. 금관국의 마지막 왕이라는 구형왕은 신라 수도인 서라벌에서 진골 귀족으로 살면서 식읍 김해에서 나오는 조세를 받으며 생활하다 그곳에서 죽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왕이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때를 상기시키면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시기의 역사는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았다. 가야의 맹주 격인 대가야가 주도하던 친 신라 정책이 결혼 동맹의 파탄 사건으로 실패하고 낙동강을 경계로 신라와 가장 가까운 김해 금관국이 궁지에 몰리게 된다.
덕양전은 인덕문과 함께 직사각형의 돌담을 두르고 그 안에 홍살문, 영전각, 안향각, 추모재, 동재, 서재, 해산루 등 건물이 들어서 있다. 가야시대 대표 유적지 중 한 곳인 덕양전은 지난 1983년 경남도 문화재자료 제50호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사당이기도 한 이곳은 전구형왕릉의 재실역할을 하는 곳이다. 532년(신라 법흥왕 19) 양왕은 금관가야를 신라에 선양하고 이곳 왕산 수정궁으로 옮겨와 5년 뒤에 죽었다고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구형왕은 "나라를 지키지 못했으니, 흙이 아닌 돌로 무덤을 쓰라"라고 유언했다. 521년 왕에 올라 532년 신라 법흥왕에게 영토를 넘겨줄 때까지 11년간 왕으로 군림한 구형왕은 양왕이라고 불리며 돌무덤에 묻혀 있다.
사람은 세상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한반도에서 먼 서쪽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시점인 기원(紀元)을 전후로 낙동강 유역에 사람들이 집단을 이뤄 살았던 변진 지역에 가야의 여러 나라가 있었다. 그중 AD 42년에 김해 지역에서 건국된 나라가 바로 가락국이다.
덕양전에서 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오면 지리적으로 좋은 위치에 동의보감촌이 자리하고 있다. 산청군 왕산과 필봉산 자락에 위치한 동의보감촌은 인류의 오랜 꿈인 ‘무병장수’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구형왕과 왕비의 유물은 조선시대 1793년(정종 17년)에 왕산에 있는 사찰인 왕산사 나무상자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동의보감촌이 자리한 곳도 왕산지역이다.
산청은 지리산 자락에서 1000여 종의 자생 약초가 자라고 있고, 드라마 허준의 배경이었으며, 마진 편을 저술한 유이태 선생, 진양신방을 저술한 초삼·초객 형제 등 조선시대 명의들이 활동한 전통한방의 고장이기도 하다.
산청에서는 항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으며 동의보감촌은 허준순례길도 자리하고 있다. 한의학박물관→한방약초체험테마공원→전망대→사슴사육장→기체험장 →구름다리 1→구름다리 2→동의본가를 돌아보는 코스도 있다.
산청 동의보감촌에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한방 지식뿐만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킬 자연풍경도 만날 수 있는데 2023 산청세계전통의학 항노화엑스포 기간 다시 한번 방문해 보는 방법이다. 올해 엑스포는 9월 15일부터 10월 19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