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박정훈 대령을 연상하게 하는 영화
세상에 어떠한 압력에도 견뎌내고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은 영화의 제목처럼 항상 소수였다. 톰 크루즈의 리즈시절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어퓨굿맨은 너무나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법정영화의 진수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정의란 것이 어떻게 지켜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이 영화도 해병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관타나모 만 미 해군기지, 해병대 경비중대의 윌리엄 산티아고 이병은 부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감찰부, 상원의원 등 군 내외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 전출을 요구하고 부지휘관 매튜 마킨슨 중령은 산티아고 이병을 전출시키자고 건의하나 기지 사령관 네이선 제섭 대령은 이를 묵살하고, 나중에 산티아고가 사열 도중에 총을 떨어트린 것을 계기로 소대장 조나단 켄드릭 중위(키퍼 서덜랜드)에게 산티아고 이병에 대한 코드 레드(Code Red)를 명령한다.
쿠바섬 동부의 관타나모 주에 위치하는 만으로 미국이 쿠바로부터 조약상 영구임대한 곳인 곳으로 관타나모 해군기지가 유명한 이유는 2001년 해리 해리스 제독이 사령관으로 부임한 이후 잊을만하면 TV에 등장하는 유명한 관타나모 수용소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코드 레드는 비공식적 구타와 얼차려를 의미하는 것으로 산티아고는 같은 소대원 해럴드 도슨 일병과 로든 다우니 이병에게 '코드 레드'를 당한 후 구타로 사망하고, 가해자 2명은 군법회의에 회부된다. 책임지어야 될 사령관은 책임지지 않고 국가안보위원회로 영전이 예정되어 있는 제섭 대령은 자신이 코드 레드를 명령한 사실을 은폐하고, 2명의 해병에게만 책임을 지운다.
신참 군법무관인 대니얼 캐피 해군 중위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전 군법무감이자 법무장관인 아버지를 둔 엘리트이지만 열정 없이 일을 대충 끝내려고 한다. 법무관으로 임관한 지 단 9달 만에 40개의 사건을 법정 밖 합의(Out-of-Court Settlements)로 대충 처리하고 넘어가는 캐피 중위는 해군의 고위장교들에 의해 관타나모 기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게 된다. 사람이 좋은 사람으로 변해가는 데 있어서 상황이 작용한다는 것을 영화 속에서는 잘 그리고 있다.
군대는 상명하복의 조직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상관이 명령을 잘못 내릴 수도 있고 판단을 잘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권한과 책임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권한만 있고 책임을 지지 않는 지휘관은 지휘관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영화 속에서 네이선 제섭대령이라는 사람은 자신만의 권위에 갇혀 사는 사람이다. 결국 진실을 밝혀내고 사령관의 지시로 한 명의 군인이 결과적으로 사망했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그렇지만 해병대의 두 명은 그들의 정신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What did we do wrong? We did nothing wrong.
다우니: 우리가 뭘 잘못했습니까? 우린 잘못이 없습니다.
Yeah, we did. We were supposed to fight for the people who couldn't fight for themselves. We were supposed to fight for Willie.
도슨: 아니, 우린 잘못했어. 우리의 사명은 약자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거였어. 우리는 윌리(산티아고)를 지켜줬어야 했어.
올바른 눈을 가지고 능력을 가진 사람이 권위에 굴복하지 않을 때 소수의 좋은 사람들은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가 있다. 항상 그런 사람들은 소수였다. 굳이 약자 편에 서는 것보다는 강자편에 서거나 대중 모른척하면서 사는 것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적당하게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세상을 사는 이치라고 말하기도 한다. 타협이 결국 약자를 위협할 때 그것은 타협이 아니라 압제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