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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2. 2023

이벤트 호라이즌

너희는 지옥으로부터 너희 스스로를 구하라 

정상, 비정상, 옳고 그름, 진실, 거짓을 구분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 인간의 역사를 보면 그 기준은 계속 바뀌어왔다. 지금 생각하는 기준도 미래에는 분명히 바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비정상적인 것도 정상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종교를 만들고 다양한 말을 기록하면서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이 생각하고 상상한 한계 속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법을 만든 것도 인간일 뿐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모순투성이에 이해득실 혹은 돈에 따라 제대로 지켜지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법치사회를 외치는 것이 인간에 불과하다.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미지의 존재 혹은 생명의 출발점이나 세상을 이루게 만든 존재가 있다면 인간이 생각하는 모든 기준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성공이나 이루고 싶은 모든 것들은 시간의 관점으로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누군가가 비극적으로 죽던가 지진등의 재해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것은 거대한 순환의 아주 작은 티끌 같은 이슈 같은 것이기도 하다. 제도를 만들도 그 제도아래에서 자신의 주장을 다른 이에게 강요하면서 고통받게 하고 자살에 이르기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인간이다. 

2040년, 미국의 탐사선 '이벤트 호라이즌'호가 해왕성을 지나던 중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7년 뒤, NASA는 S.J. 밀러 선장을 필두로 원인규명과 인명구조를 위해 구조함 루이스 앤 클락 호에 설계자 윌리엄 "빌리" 위어 박사를 포함시켜 파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이 이벤트 호라이즌이라는 영화의 줄거리다. 선장이 남긴 영상일지 그리고 이들에게 전해진 메시지는 라틴어로 Liberate me(나를 구해라)가 아니라 Liberate tuteme ex inferis(너희는 지옥으로부터 너희 스스로를 구하라)였다. 

인간의 관점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공포에 가까운 호러영화다. 인간이 겪는 고통의 최고치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영상 속 이벤트 호라이즌 호의 대원들은 피와 고통과 광란의 도가니 속에서 모조리 미쳐 날뛰고 있었다.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낸 언어에 그 바닥을 알 수 없는 상처를 입기도 한다. 필자가 운이라는 것 혹은 가벼운 행운을 기다리지 않는 것은 인간의 세상에서 그것은 환영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어차피 세상은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동작하지는 않는다. 

전 세계의 우주강국들이 달에 사람을 보내려는 이유는 우주로 나아가는데 전초기지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달에도 여러 가지 자원이 있겠지만 지구에서 보내는 것보다 달에서 출발하게 되면 가까운 화성부터 심우주까지 가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인간중심의 세계관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과 가치관은 영원하지 않다. 우리는 미래에 젼혀 다른 세계를 볼 수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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