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Sep 19. 2023

로스트 라이언즈

정치인, 언론인, 지식인의 세부류가 국민을 기만하는 방법

깨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냥 아침이 되어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깨어 있는 것일까. 깨어있다는 것은 본질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어떤 것을 속이고 어떤 것을 감추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의도가 있고 가려진 것이 있다. 그것을 선의로 포장하려고 하고 대의처럼 말하려고 하며 자신의 주장을 다른 이에게 주입시키려고 하는 것뿐이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속이며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 


정치인들이 공정과 상식, 자유를 말할 때 주어가 있는 경우가 많지가 않다. 사람들은 국민이 주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가 않다. 자신만의 공정, 자신기준의 상식, 자신의 자유를 위해 뛰지만 투표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놓고 하지 못하고 어느 정도는 합의점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 로스트 라이언즈라는 영화에서는 정치인과 언론인, 지식인의 실체를 잘 그려내고 있다. 차기 대권을 바라보는 상원의원 어빙을 톰 크루즈가 맡았는데 그는 정치적인 야심을 위해 저널리스트 제니 로스를 이용한다. 

정권을 잡은 쪽은 언론이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기를 바란다.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되도록 하기 위해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는 것이 정치다. 전쟁을 기사화하며 그 안에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그녀는 감추어진 진실과 상원의원 어빙이 던져주는 특종 사이에서 고뇌하는 언론인과 이상주의자인 말리 교수는 이상과 명분, 그리고 현실의 기로에 선 장래가 촉망되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명분을 역설하며 전쟁터로 나가기를 종용한다. 


멀지 않은 한국역사에서도 일본을 대신해서 전장에 나가기를 종용했던 수많은 친일파 지식인과 모습이 닮아 있다. 독립을 이야기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변절을 해서 일본입장에서 시일야방송대곡을 했던 시인, 작가, 지식인들이 적지가 않았다. 그 대가로 편안한 삶과 돈을 받았다. 

영화의 배경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했던 그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은 철수를 했지만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간 것은 그다지 명분도 없었고 막대한 예산과 희생을 치렀다. 그 전쟁에서 이득을 본 것은 정치인과 언론인 그리고 군수업체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이상주의자도 상당히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다. 집안이 좋아서 잘 자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에 빠져서 살아간다. 영화 속에서 이상주의자인 말리교수가 그런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깨어 있을 수 있다면 세상은 그들의 의도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마녀사냥을 통해 자신의 폭력성을 투영하고자 한다. 진실은 상관이 없다. 누군가를 정치인, 언론인이 그렇게 생각되도록 만든다면 그렇게 소모하고 공격할 사람들이 많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대중들은 때론 좀비같이 변하기도 한다. 자신의 정치적 야심뿐이 모르는 정치인을 생생하게 연기한 톰 크루즈를 통해 정치가 우리 사회를 얼마나 왜곡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벤트 호라이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