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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8. 2023

맑음과 흐림의 경계

걷기만 해도 잠시 행복해질 수 있는 산청여행

세상에 확실해 보였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된다. 가족이었던 사람들도 함께 지내온 시간이 많았던 사람도 변해간다. 우리의 몸은 항상 변해가며 때론 괜찮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게 바뀌기도 한다. 자연의 변화에 불과한 맑음과 흐림의 경계를 사람이 구분해 보듯이 행복과 불행 역시 사람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건강이라는 것을 챙기는 이유는 그만큼 신체가 건강한 상태에서 온전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음식을 중요시하고 약초를 찾아서 먹고 약을 챙겨 먹는 이유 중에 하나가 어찌 보면 사랑 때문일지 모른다. 신체의 건강을 위해 혹은 노화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 사람이기도 하다. 

산청엑스포의 현장이기도 한 동의보감촌에는 가을꽃이 만개한 것을 볼 수 있다. 추석기간에도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백일에 큰 의미를 두기도 한데 한여름에 배롱나무에 피는 꽃도 백일홍이고 가을에 피는 국화과의 꽃도 백일홍이다. 이것을 구분하기 위해 배롱나무꽃을 목백일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채로운 색깔의 백일홍은 흰색은 순결, 노란색은 그리움, 빨간색은 인연과 애정, 주황색은 헌신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꽃을 심는 것처럼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고 무럭무럭 자라도록 애정과 관심을 주다 보면 흐린 날에서 빛이 나는 꽃이 될 수가 있다.  

산세를 그대로 활용해서 공간을 조성해 둔 곳에 나이가 드신 분들을 위한 모노레일을 닮은 야외 엘리베이터가 설치가 되어 있다. 이런 형태의 엘리베이터는 처음 본다. 

내려가면서 혹은 올라가면서 산청의 아름다운 산하를 지켜볼 수가 있다. 항노화엑스포가 아니더라도 잘 꾸며진 이곳은 백일홍과 함께 걷는 가을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가을하늘 아래 굽이굽이 남강과 아름다운 백일홍 꽃밭을 통해 녹여 내리고 있다. 

미래에 어떤 것도 약속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더 나아지리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다. 추석이 오는가 싶더니 벌써 10월을 코앞에 두고 있다. 

올해 추석은 조금은 특별해졌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2023년의 추석에 산청에서 백일홍을 생각했다면 2033년에는 어떤 꽃을 생각해 볼 수가 있을까. 

산청엑스포의 현장이기도 한 동의보감촌을 걷다가 문득 아래를 보니 백일홍이 피어 있는 것이 눈에 뜨였다. 백일홍이라는 이름은 한자 그대로 백일동안 피어있다는 뜻으로, 오랫동안 시들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백일홍의 꽃말은 인연이라고 한다. 사랑의 이야기 속에 안타깝게 숨진 처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 꽃으로 다시 태어나 100일 간 처녀의 사랑을 밝혀주었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국제우주정거장에 체류 중인 미국인 우주비행사가 처음으로 우주에서 피우는 데 성공한 꽃이 백일홍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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