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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30. 2023

연쇄살인범 유영철

영화 추격자의 모티브가 된 연쇄살인범의 이야기

필자가 연쇄살인범에 대한 내용을 처음 접한 것은 2007년이었다. 분야에 상관없이 다양한 책을 읽던 중 헤럴드 셰터가 쓴 연쇄살인범 파일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지금이야 각종 TV프로그램에서 프로파일러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언급한 덕분에 익숙해졌지만 당시 그런 사람들에 대해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을 때였다. 프로파일링이라는 것이 결국 사람의 본질에 대해 찾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해럴드 셰터의 연 왜 살인범이라는 책을 읽다 보면 그들의 사고방식을 알 수가 있는 반면 내면 속에 있는 두려운 감각을 깨우게 된다.


최근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서울구치소로 이감된 것은 1997년 김영삼정부당시 마지막 사형이 집행되고 나서  사형 집행시설을 보유한 4개 교정기관(서울구치소·부산구치소·대구교도소·대전교도소)중 그나마 사형이 가능한 시설을 갖춘 곳이 그곳이었기 때문이다. 유영철은 하정우 주연의 영화 추격자의 모티브가 된 사람이기도 하다.

한국사회에서 판사가 쉽게 사형을 내릴 수 없는 데에는 상황이 만들어내는 사형수의 악랄함에 있다. 죽음에 이르게 된 피해자의 가족은 사형이 마땅한 처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시설이나 시스템이 모두 갖추어졌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교도소에 간 사람들이 모두 인권 따위는 고려할 수 있지 않다면 몰라도 빛을 볼 수 없다는 사형수는 그곳에서 교도관들 머리 꼭대기 위에 군림하며 희희낙락하고 있으며 재소자들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 결국 한 명을 죽이나 열 명을 죽이나 상관이 없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과거에 사형을 집행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형에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에게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였다고 한다. 그럼 그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쉽지 않은 일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를 모두 바꾸고 승자독식사회를 변화시키면 되긴 하지만 그렇게 되겠는가. 부모가 될만한 자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짝짓기를 자제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그것이 상식적이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1970년 4월 18일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유영철은 2004년 7월 15일 "특정 번호로 불러낸 마사지사들이 자꾸 실종된다"는 출장 마사지 업주의 신고로 체포되었다. 유영철의 가정은 찢어지게 가난했으며, 알코올 의존증으로 인한 아버지의 폭력과 외도가 심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살인까지 이르게 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집안환경에 큰 문제가 있다. 즉 상황이 주어지면 누군가를 해할 정도의 본능에 충실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회성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출발을 한다. 가정에서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하면 안 되는 행동인지를 기본적으로 습득해야 하는 게 그곳에서 잘못된 양육을 받고 자라게 되면 그럴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배출이 된다.

여러 차례에 걸쳐 다수의 피해자를 살해하는 범죄자를 의미하는 연쇄살인범(連鎖殺人犯, serial killer)은 심리 전담반이라고 불린 'FBI 엘리트 행동과학연구소'의 창립 인원이었던 전 FBI 요원 로버트 레슬러에 의해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벽하게 안전한 사회라는 것은 없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된 한국사회에서도 마약 같은 향정신성 약물이 퍼져가고 있는 지금 사회성을 압도하는 사람의 본능이 더 커져가는 범죄는 어렵지 않게 보게 될 것이다.


사람은 유지해야 하는 자신의 모습보다 본능에 충실하게 될 때 문제가 생긴다. 그런 대표적인 모습이 연쇄살인범이다. 그들이 느끼기에 법은 항상 멀리 있고 사람은 바로 앞에 있다. 법은 그들에게 방어막이 아니라 단지 귀찮은 제어수단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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