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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8. 2023

시흥 살인, 집단광기

나는 누군가의 인생론,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2016년 8월 19일 경기도 시흥시에서는 엽기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한 가정집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는데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어서 범죄를 다룬 TV 프로그램에서 많이 언급되는 사건이기도 하다. 사람이 종교를 믿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기대는 것이기도 하지만 납득이 쉽게 되지 않는 자신의 과거와 불확실한 미래를 어떤 존재에게서 답을 구하려는 것이다. 


시흥에서 한 가족에게 일어난 사건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아버지, 어머니, 아들은 하나의 종교에 집단광기를 가질 정도로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딸은 그렇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이 일어난 날 아버지가 시흥에서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나오다가 이상한 광경을 목적했다고 주장했다. 부인과 아들이 딸이 키우던 푸들에게 악령에 씌웠다고 죽이려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딸이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는 것을 보고 별 말을 하지 않고 떠났다고 한다. 아들이 진술한 것을 보면 아버지가 별 행동을 하지 않았던 것은 거짓으로 보인다. 사실 아버지가 칼을 들고 푸들을 두 번 찔렀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딸을 특정종교(대중적인 종교)를 믿게 하기 위해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의 암묵적 동의아래 어머니와 아들이 딸을 윽박지르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여러 방법을 사용하였다. 참고로 당시 아들과 딸의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한 살 터울의 오누이였다. 사건이 일어나기 1주일 전부터 극적으로 광기에 휩싸인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저지른 일로 인해 더 잔인해질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자신의 감정을 더욱더 극한으로 몰 수 있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내면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심지어 5일 전에는 어머니가 식사자체를 못하게 하면서 이들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가 된다. 하루이틀만 식사를 하지 못해도 정신적으로 힘든 판에 광기에 휩싸인 사람들이 식사까지 못하게 되면 당연히 더욱더 극한적인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결국 일이 터졌다. 당일 푸들을 어머니와 아들이 죽이고 푸들의 머리를 삶아서 악귀를 막으려고 했다고 한다. 이에 딸이 반항하자 딸을 붙잡으며 어머니는 아들에게 칼과 망치를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어머니는 칼로 아들은 망치로 딸을 마구 치고 찔러서 죽게 만든다. 딸이자 동생을 죽게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몸에서 분리해 버린다. 


범행 직후에 어머니는 옷을 갈아입고 나가버린다. 아들은 집에 있다가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동생을 죽였다고 알렸다. 그 이야기를 듣고도 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지인에게 전화해서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 지인이 화장실에 가서 보니 딸이 죽어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 아들은 현장에서 체포되었으며 어머니는 이후 체포가 되었다. 전후관계를 보면 아버지는 묵인하고 다른 가족이 행동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기 위해 말해주는 사람을 따른다. 성경이나 불경을 해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종교인의 주관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그 해석에 의해 잘못된 판단이나 생각을 하는 사람도 적지가 않다. 나는 누군가를 알기보다는 다른 사람에 의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다보면 결국에는 자신을 잃어버린다. 살면서 종교 때문에 그런 편향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볼 때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을 집단 광기에 스스로 밀어 넣기도 한다. 지역 간의 스포츠경기나 국가대 국가 간의 경기를 볼 때나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볼 때 집단적인 광기의 다른 모습에 즐거워하기도 한다. 자신이 스스로를 알기보다는 어떤 대상이나 다른 사람의 생각에 자신을 맡겨버리면 옳고 그름에 대한 관점이 흐려지게 된다. 여기에 트리거만 주면 사람은 극단적인 행동이나 생각을 가질 수가 있다. 특히 삶의 가치판단이 종교가 되어버리면 결국 시흥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검찰은 어머니에게 징역 20년, 피해자의 친오빠에게는 징역 19년 형을 구형하였지만 어머니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어머니는 지금의 공주 법무병원(옛 공주치료감호소)에 2년의 치료감호를 아들에게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게 된다. 사람은 겉으로 보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을 안에 숨기고 살아가기도 한다. 공주치료감호소나 교도소등에 시험감독을 가본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무척 평범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2016년에 사건이 일어나고 10년형을 받았으니 아들은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딸을 죽인 어머니는 당시 치료감호소에 나와서 지금 사건이 일어났던 시흥의 아파트에서 남편과 살고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기도 한다. 살면서도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고 그 자신을 잃어버리며 때론 다른 사람에게 큰 해악을 끼치고 결국에는 자신을 망쳐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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