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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8. 2023

서울괴담

귀신 이야기는 사람의 복수, 욕망, 저주를 먹고 자라난다.  

사람의 뇌는 외부세계를 직접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항상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뇌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스스로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를 경우가 많은 것을 살펴보면 왜 자신이 극적인 감정에 휘말리는지 정말 알 수 없을 때도 있다. 괴담이나 귀신이야기는 그런 불확실한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자신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수많은 소리 중에 욕망이나 복수, 누군가를 저주하던가 죽이고 싶다는 그런 극단적인 생각을 선택한 결과이기도 하다. 


 ‘터널’, ‘빨간 옷’, ‘치충’, ‘혼숨’, ‘층간소음’, ‘중고가구’, ‘혼인’, ‘얼굴도둑’, ‘마네킹’, ‘방탈출’까지 각각의 에피소드를 오컬트, 고어, 크리처, 사이코 호러, 밀폐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로 만든 것이 서울괴담이라는 영화다. 한국형 공포영화가 예전만큼 인기를 얻고 있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개봉하는 공포영화들을 보면서 살짝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끽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삶을 분수에 맞게 산다면 세상에 어떤 왜곡이 있을까. 누구나 서울과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것은 단지 일자리를 찾아서 올가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상식을 넘어서는 주거의 가격부담은 이제 넘어서지 못할 장벽으로 자리하고 있다. 저출산율의 대책의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갖춘 사람들을 대상이 타깃이다. 그런 조건을 가진 사람은 소수이다. 소수를 대상으로 하면서 출산율의 반전을 꾀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다. 

서울괴담의 이야기는 터널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그리고 장례식, 극단적 선택을 한 친구를 불러내기 위한 의식, 도심 속 살아있는 마네킹의 이야기, 주술, 설화 등 다양한 공포 패러다임이 있었지만 재미를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나쁜 것도 있을 수는 없다.  

괴담이라는 것은 어디 시대를 막론하고 지금도 유행을 만든다. 사람은 그렇게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좋다고 하면 막연하게 믿고 누군가가 나쁘다고 하면 막연하게 믿는다. 실제적 진실 같은 것을 어디에 쓸 수가 있을까. 진실을 알기에는 시간이 들고 괴담을 믿기에는 너무나 쉽다. 

왜 사람들은 공포 영화를 즐기는 것일까. 내면 속에 그런 공포와 그런 행동을 하고 싶어 할지도 모르는 내면의 다른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 아닐까. 온갖 종류의 무서운 사건들과 만나고 영화 속 인물들과 같이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공포영화를 보는 것은 삶의 정치적, 사회적 차원에서 야기된 공포심을 실체화하면서 그걸 소비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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