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Oct 10. 2023

가을추억 (追憶)

10월의 청주 수암골 스케치 Cheongju Suamgol Sketch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 중에 하나는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왜 추억을 기억하면서 살아갈까. 대부분 사람들의 추억은 일상에 바쁠 때가 아닌 가진 것은 많지 않아도 어딘가로 갈 수 있었고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그러다가 사람을 만나고 가족을 이루면서 추억보다는 매일매일을 보내는 것에 그냥 만족하면서 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 있다. 부족하다고 생각한 시간 속에 추억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영화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들이다. 

2023년 가을 여행주간으로 청주에서 수암골 추억 여행스케치를 하고 있다. 10월 7일부터 29일까지 여행주간으로 직접 참여해 보는 행사는 매주 토요일/일요일 오후 12시에서 17시까지이지만 추억여행을 하기 위해는 언제든지 방문해도 좋다. 

예전에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는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가 않았다. 돌아보건대 촬영지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으며 추억여행을 할 수 있는 시점은 2000년대부터이다. 대표적인 드라마로 겨울연가다. 

청주의 수암골이라는 지역도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영화나 드라마 역시 현실 속에 일어날만한 일을 다루고 있지만 주인공들은 보통 비현실적이다. 10월에 가기 좋은 수암골의 골목길로 걸어서 내려가본다. 

수암골이 제빵왕 김탁구라는 드라마가 촬영되면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부상을 하기 시작했다. 한 번도 가보지는 못했어도 마치 자신이 살았던 곳처럼 느끼면서 찾아가 보는 것이 촬영지의 매력이다. 

살기 힘든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 도시마다 자리한 달동네다. 수암골은 한국전쟁 당시에 피란민들이 판잣집을 지으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수암골은 수동과 우암동이 만나는 교차점의 지명이다. 

달동네였던 곳들이 드라마 주인공의 조형물과 사진, 벽화의 이야기로 거듭나게 되면서 입소문이 났다. 덕분에 이곳은 이쁜 카페와 식당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달동네는 좁디좁은 것이 특징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위해서는 도로공간을 좁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2023년 10월에 가기 좋은 수암골 추억여행 스케치는 2024년에 목재 친화도시로 변모할 예정이다. 목재친화도시 조성 사업은 친환경 탄소저장 소재인 국산목재를 이용해 도시의 거리, 생활 SOC 등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 문화 등 사회적 환경을 자연 순환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누구나 인생 영화나 드라마가 손가락수만큼은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드라마도 있지만 드라마 촬영지로 인해 역주행하는 경우도 있다. 수암골에서 촬영된 대표적인 드라마로 모래시계, 더 글로리, 제빵왕 김탁구, 카인과 아벨, 부탁해요 캡틴등이 있다. 

‘청주 영화·드라마 스토리맵’은 지역에서 촬영한 작품과 촬영 장소를 볼 수 있는 온라인 로케이션맵의 실물 버전이다. 주요 로케이션 촬영지, 명대사와 함께 보는 청주지역 대표작, 청주영상위원회가 추천하는 촬영 명소 등 영화, 드라마 속에 등장한 청주의 모습 141곳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수암골에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현대식으로 바뀐 것들도 있지면 여전히 그해 겨울에 살았던 사람과 봄향기를 느꼈던 사람들이 남아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림을 안 그려본 사람들이라면 자신만의 스케치를 그려보는 것도 좋다. 그 흔적들은 자신이 추억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스케치 중에 크로키는 화가가 보고 기록해두고 싶은 정경이나 사건을 상기해 내기 위해 그리는 것이고, 포샤드는 색을 사용하여 풍경의 분위기와 전체적인 인상을 기록해 놓기 위한 것이다. 이곳에는 스케치로 그린 자판대도 운영을 하고 있다. 

걸어서 내려와서 보니 부탁해요 캡틴의 촬영지였다는 주인공들이 보인다. 항공을 배경으로 그린 드라마가 많지 않았던 한국에서 열정과 패기 넘치는 부조종사 한다진이 최연소 캡틴의 자리에 오른 김윤성의 혹독한 훈련을 거쳐 진정한 파일럿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항공 드라마이기도 하다. 

추억은 기억의 파편이겠지만 그 파편들을 다시 보듬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의 주인공처럼 살아갈 수는 없지만 잠시동안은 그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다. 스케치나 그림을 그리는 노인 중에 치매를 앓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꾸준하게 손을 움직이는 감각이 뇌를 변화시켜서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늙지 않게 만든다고 한다. 부탁해요. 10월, 수암골, 추억.


매거진의 이전글 백로가 내려앉은 증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