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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2. 2023

구절초 지방정원

산과 꽃, 추령천 굽이치는 물이 만나는 자연생태의 공간

산과 들에 저절로 나며 단오에는 다섯 중양절에는 아홉 마디가 된다는 뜻의 구와 중양절의 절을 써서 붙인 이름의 꽃이 있다. 어머니의 사랑을 담은 꽃이라고 하는 이 꽃은 때론 들국화라고도 부른다. 들국화는 가을철을 대표하는 꽃으로 산과 들에 저절로 나는 야생국화이다. 들국화에는 산국, 감국, 개미취, 쑥부쟁이, 해국 그리고 이날의 주인공 구절초가 있다. 

전북 정읍시 산내면 청정로 926-65에 가면 정읍구절초 지방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구절초 지방정원은 2006년 조성된 이후 매년 50만 명 이상이 찾아가는 구절초 여행명소로, 이곳의 아름다운 솔숲 구절초 풍경과 산골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11일간 축제가 이어지게 된다. 

지금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0이라는 숫자는 인류역사에서 큰 발견이었다. 0이 없다고 생각하면 세상은 숫자를 표현하기가 너무나 힘들 것이다. 0이 없었던 시대에는 10, 100, 1000이라는 단위를 표현하기 위해 공간을 띄워두었다. 예를 들면 1.. 1 이런 식이면 지금말하는 101개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사람마다 주관적이라 소통에 문제가 생겼다. 띄우긴 띄웠는데 11인지 101인지 1001인지 구분이 잘 안 되는 것이다. 이때 인도의 수학자인 브라마굽타라는 사람이 0과 같은 숫자가 있다고 정의했다. 그렇게 정의된 0은 메모리와 디지털의 시작이 될 수 있었다. 

9월과 11월 사이에 10월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 사이에 있는 10월이라는 시기를 모른다면 바로 겨울이라는 계절로 들어가게 된다. 10월이라는 아름다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구절초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보기에 좋은 곳이 정읍이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암석위에 내려오는 인공폭포로 인해 이곳은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이번 축제에는 아름다운 구절초 풍경 및 소나무그늘쉼터에서 힐링을 향유하는 솔숲잠, 물결정원 내 공간활용 정원을 조성하는 정원 만들기, 구절초를 활용한 족욕체험등을 해볼 수가 있다. 

구절초는 아이를 낳게 해주는 꽃이라는 소문도 있다. 아이를 낳고 싶은 여인에게 스님이 찾아와 사찰에서 치성을 드리라고 했는데 사찰에 도착을 한 여인은 지극정성으로 치성을 드리면서 사찰 내에 있는 약수로 밥을 해 먹으면서 또한 사찰 주변에 활짝 핀 구절초를 달인 차를 마시고 나서 아이를 가졌다고 한다. 

여인이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아이를 가지지 못한 여인들이 사찰에 찾아가서 구절초를 달인 차를 마시고 아이를 가기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구절초를 선모초(仙母草)라고도 불리게 되었다.

축제장에는 길거리 꽃공간과 꽃탑이 설치된 포토존, 구절초 꽃길 야간조명 등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명소도 조성해 두었다. 

전북 제1호 정원이라는 구절초 지방정원에는 산기슭에 눈이 내린 듯이 구절초가 새하얗게 퍼져 있으며 산들산들 가을바람에 사랑이 춤을 추고, 은은한 꽃향기가 퍼져 있었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구절초는 가을꽃 가운데 여왕이라고 부른다. 

가을꽃을 보기 위해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청명한 하늘과 함께 깊어져 가는 가을의 낭만을 느끼면서 걷고 있었다. 화려한 꽃도 있고 흐드러진 꽃도 있지만 순박함을 가지면서도 은근한 정을 품은 여인의 꽃도 있다. 오감을 느껴볼 수 있는 이 시기에 만나기에 좋은 꽃이라면 구절초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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