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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2. 2023

기생하는 인간

용인 일가족 살인 사건의 주범 김성관으로 보는 인간기생

일반적으로 기생하는 사람은 가까운 곳에서 숙주를 노린다. 숙주는 자신이 기생하는 인간을 키우고 있다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믾다. 기생하는 인간이 자라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 우선 그들을 잘 돌봐주는 보호자들이 있어야 하며 그들은 문제가 있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맹목적인 자비심을 가지고 이들이 행하는 모든 문제를 뒤치다꺼리를 해주어야 한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기생적인 인간은 만들어지게 된다. 


1984년생으로 일하려는 의지도 없지만 목적은 오로지 돈을 가지고 살아왔던 한 남자가 있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김성관이라는 인간은 용인에서 벌어진 일가족 살인 사건의 범인이다. 그가 자라는 가정환경이 좋다고는 볼 수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당히 불우한 환경이라고는 볼 수가 없다. 그의 친아버지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할머니의 손에 자라나게 된다. 그러던 중에 친어머니가 새아빠를 만나 결혼하게 된다. 


그는 일은 하지 않았지만 꿈은 컸다. 그의 삶은 바로 앞만 보면서 사는 하루살이 인생이었다. 뉴질랜드 영주권을 가지고 있으며 좋은 대학을 나와 건축을 하는 이사로 자신을 소개하고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여자의 부모의 집에 얹혀살면서 100억을 곧 물려받을 것이라는 말을 하면서 역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무의미한 삶을 살아간다. 기생하는 인간으로서 자신의 엄마에게 경제적인 것을 의존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김성관은 풍족하지 않은 자신의 삶이 모두 엄마 때문이라고 모든 원인을 돌렸다. 돈을 주면 될 것을 돈을 주지 않았기에 이 상황을 만들었고 이 문제는 새로 결혼한 계부와 나중에 생긴 이부(異父) 동생과 엄마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결국  2017년 10월 2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아파트에서 어머니(당시 55세)와 이부(異父) 동생(당시 14세)을 흉기로 살해하고, 같은 날 오후 8시쯤 강원도 평창군의 도로 졸음쉼터에서 계부(당시 57세)를 살해 및 유기하였다. 


범행 당일 어머니의 계좌에서 1억 2천만 원을 인출해서 범행 이틀 뒤에 아내 정 씨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오래간만에 생긴 돈을 물 쓰듯이 쓰면서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뉴질랜드에 도착해서 벤츠의 SUV를 구입하고 월세 400만 원의 고급주택을 계약하고 집에 넣을 고급가구를 구입하여 내부를 채웠다. 아저씨의 원빈과 다른 모습으로 오늘만 산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정상적인 수입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그는 100억 원이 있는 삶을 꿈꾸었다. 


문제는 아내 정 씨도 그의 범죄에 공범이었다는 점이다. 아주 적극적이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상당 부분 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수원지방법원 형사 12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 씨도 검찰에게 징역 20년형을 구형받았지만 판결에서 8년형을 선고를 받았다. 기생하는 인간을 키우는 것은 결국 사회에서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가정 내에서는 그 모습이 감추어질지 몰라도 그런 사람의 삶의 적개심은 결국 밖을 향하게 된다. 


영화 기생충에서 처럼 같이 잘 살고 싶었던 백수 가족의 엉뚱한 희망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극의 전개가 현실에서도 펼쳐진다. 기생하는 인간은 같이 잘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일을 하거나 노력은 온전히 다른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존재다. 기생하는 인간이 완성체가 되었다고 하면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온전하게 끊어내는 방법 외에 그 존재는 결국 숙주를 찾아서 돌아다니게 된다. 한국사회에 기생하는 인간은 어디선가에서 숨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양지에서 살아갈 수는 없다. 기생하는 인간은 양지에 있는 숙주에 기생하면서 음지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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